롯데 홍콩지주, 자본잠식 위험수위 [Company Watch]'中 마트 부진' 1조 자본유출, 사드악재 겹쳐 '모기업' 부담 가중
길진홍 기자공개 2017-03-28 08:21:03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7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중국 마트 사업을 위해 설립한 홍콩 지주법인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법인 설립 후 영업차질로 해마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1조 원 이상의 납입 자본금을 잠식당했다. 올 들어 사드 부지 교환 계약 체결로 중국 현지 마트 영업정지 여파가 겹치면서 자본잠식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2016년 9월 현재 롯데쇼핑이 홍콩에 설립한 롯데쇼핑홀딩스의 자본총계는 4790억 원이다. 납입자본금 총계는 1조 4989억 원으로 68%에 해당하는 1조 199억 원을 잠식당했다.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중국 현지에 설립한 마트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수혈하면서, 자본을 소진했다. 장기간 마트 사업 부진으로 인한 결손금 누적이 결국 자본잠식으로 이어졌다.
롯데쇼핑홀딩스는 2008년 홍콩에 처음 문을 열었다. 설립 당시인 2008년 자본금이 2억 5902만 원에 그쳤으며, 이듬해 자본금이 7405억 원으로 불어났다. 대부분 자금은 중국에 마트 체인점을 보유한 '타임스' 인수에 투입됐다. 중국에 65개 점포를 보유한 타임스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마트 사업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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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은 2012년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 홍콩법인 자본금을 1조 513억 원으로 증액했다. 당시 자본총계는 9290억 원으로 비교적 양호한 재무구조를 보였다. 일부 손실이 불거졌으나, 이는 사업 초기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롯데쇼핑홀딩스 자본금은 이후 2013년 1조 1328억 원, 2014년 1조 1996억 원, 2015년 1조 3158억 원으로 날로 증가 추이를 보였다. 증자 대금은 모두 롯데쇼핑으로부터 유입됐다.
하지만 대규모 지원에도 불구하고, 중국 마트 사업 손실이 해마다 확대됐다. 롯데쇼핑홀딩스 자본총계가 2013년 9817억 원, 2014년 7385억 원, 2015년 4618억 원으로 급감했다. 결손금 누적으로 자본을 잠식당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 순손실이 각각 3439억 원, 4304억 원을 기록했다. 2년간 손실 규모가 7743억 원이다. 업계는 현지화 전략 차질을 손실 요인으로 꼽는다. 경쟁사인 글로벌기업에 비해 중국 진출이 늦어진데다 물류센터와 매장 확보에 차질을 빚으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에도 롯데쇼핑홀딩스에 약 1800억 원을 투입했다. 2016년 3분기 기준 누적 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 들어 사드 부지 교환으로 인한 영업정지 타격을 감안하면 대부분 자본금을 소진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추가 출자 결정은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3월 24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롯데쇼핑홀딩에 2300억 원을 출자키로 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 부진은 당분간 롯데쇼핑의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출자 부담에 이어, 영업권 손상으로 인한 연결 실적 악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
롯데쇼핑은 2015년 연결기준 지난해 중국과 홍콩 법인에서 각각 6397억 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홍콩법인 실적 부진으로 인한 영업권 손상 등을 인식하면서 상장 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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