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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LCD 유리기판 '철수냐 투자냐' 경제성 떨어져 5년간 장고, 그룹 전장사업 활용 가능성 부각

이명관 기자공개 2017-04-04 08:19:04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1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LCD 유리기판 사업 투자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전장사업에서 유리기판이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설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빠른 기술력 변화와 사업 타당성 등을 이유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유리기판 투자를 놓고 내부에서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공시를 통해 유리기판 시설증설 투자 종료 시점을 올해 말까지 연기했지만, 이후 내부에선 여러 시나리오를 토대로 논의가 거듭되고 있다는 게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LG화학이 유리기판 사업에 대한 여러 논의를 거치고 있다"며 "현재 증설 또는 관련 설비 매각 등 두 가지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5년간 유리기판 증설을 미뤄왔다. 유리기판 사업에 대한 필요성이 있지만, 경제성이 없다 보니 차일피일 투자가 지연됐다. 올 초 LG화학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을 정보전자소재사업 본부장(사장)으로 영입해오면서 대규모 투자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어떤 움직임도 없는 실정이다.

LG화학이 투자를 미루고 있는 이유는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리기판 후발주자인 LG화학은 2011년 파주에 공장을 준공하고 이듬해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7000억 원을 들여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빠른 기술력 변화로 증설 효과를 볼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유리기판을 주로 사용하는 LCD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기술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LG화학이 유리기판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전장 사업에 LCD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변수가 생겼다. OLED에 비해 강도가 강한 LCD가 전장 부품에 보다 적합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사이드 미러,룸미러,대시보드 등 차 내부에 디스플레이가 기하급수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디스플레이는 가격 조건과 내열, 내한 등 강도를 고려했을 때 OLED보다는 LCD가 채택될 가능성 높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 같은 시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리기판 사업을 접지 않고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그룹 내 밸류 체인을 감안했을 때 LG화학이 LCD 유리기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게 득이 크다는 분석이다. 예상대로 전장 사업에서 LCD가 주력 디스플레이로 활용된다면 LG화학을 기점으로 'LG화학→LG디스플레이→LG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내 디스플레이 제품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

현재 LCD 유리기판 사업은 그동안 코닝, NEG, 아사히글래스 등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해 LG디스플레이도 이들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았다. 수직계열화가 완료될 경우 비용 절감과 수익성 극대화란 두 마리 토끼를 단번에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LG그룹 내 전장부품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2005년 전장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현재 VC사업본부 규모가 HE사업본부(TV)를 추월한 상태다. LG디스플레이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매출 증대에 힘을 쏟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자동차용 사업에서 올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기도 하다.

다만 기대대로 전장사업을 토대로 LCD 유리기판 시장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증설이 아닌 기존 설비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가동 중인 라인 1개로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없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LG화학 측은 "안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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