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투자 서울제약, 실적은 역주행 425억 투자 오송공장…관건은 수출 계약 현실화
이석준 기자공개 2017-07-13 08:34:37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2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제약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매출 정체 현상·저마진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생산공장 확장, 잇단 수출 계약, 대웅제약 출신 대거 영입 등이 대표 움직임이다.성과 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제약 실적 키를 쥐고 있는 수출 부문은 계약 건수는 늘었으나 대부분 현실화되지 않았다. 서울제약은 매출액의 98% 정도(2016년 기준)가 내수에서 발생하고 있다. 수출액이 증가하지 않으면 425억 원을 들여 확장한 오송공장의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제약은 최근 시설 및 해외 사업, 인력 부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달부터 생산에 들어간 오송 공장에는 425억 원이 투자됐다. 지난해 매출액(459억 원)과 맞먹는 규모다.
주요 보직자도 대거 교체했다. 2015년 10월 김정호 대표가 서울제약에 온 이후 대웅제약 출신 박종전 부회장(R&D 부문), 박재홍 부사장과 안상순 상무(관리부문), 이진호 부사장(생산 부문), 이도영, 홍찬호, 황수헌 이사(영업 및 마케팅 부문) 등을 영입했다. 대웅제약 출신 김 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다.
문제는 많은 변화에도 실적이 부진하다는 데 있다. 올 1분기 매출액(95억 원)은 전년(103억 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투자(수백억 시설 투자, 무더기 인력 영입) 대비 효율성 문제가 거론된다.
서울제약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액은 큰 변동이 없고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2012년 464억 원을 기록하던 매출은 지난해에도 459억 원에 그쳤다. 이익은 급감했다. 2012년 영업이익은 61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듬해에 13억 원, 특히 2014년과 2015년은 6억 원 대에 불과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5% 수준에 그쳤다.
흥행요소는 존재한다. 수출 확대가 답이 될 수 있다. 서울제약은 구강용해필름(ODF) 제조 및 생산에 특화된 회사답게 최근 잇단 필름형 의약품 수출 계약을 맺었다. 노바티스그룹 계열사 산도스와 발기부전 ODF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문제는 수출 계약이 현실화되는 시점이다.
최근 서울제약은 중국에 10년간 1111억 원 규모의 발기부전제를 수출하는 계약을 따냈다. 계약금 전액을 수령하려면 많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중국 최종 허가는 최대 3년 내에 이뤄야 한다. 중국 승인은 많은 국내사가 수년전 수출 계약을 맺고 허가조차 받지 못할 만큼 '철옹성'으로 유명하다.
서울제약 관계자는 "ODF 제품의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창출 극대화를 계획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수출액은 총 매출액의 2% 내외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며 "수출국을 대상으로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중인데 제품 판매의 정확한 시기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제약의 경우 오송 공장 확장으로 생산능력이 늘었으나 가동률을 높이려면 해외 수출 건이 현실화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서울제약 시흥 및 오송공장 가동률은 86.23%에 머물고 있다.
인력 관리도 해결해야할 숙제로 거론된다. 서울제약은 대웅제약 출신 임원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내수 시장 확대에 나섰으나 실적은 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존 서울제약 출신들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적잖은 고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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