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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디벨로퍼 전성시대 [thebell note]

김경태 기자공개 2017-07-26 08:19:52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4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학에 다니던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와 코트라가 개최한 '브릭스(BRICs) 재조명' 심포지엄을 보러 간 적이 있다. 행사 시작 전 혼자 쇼파에 앉아 있는데 어린 친구가 들으러 온 것이 신기했는지 사회를 맡은 삼성경제연구소 상무가 말을 걸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부동산과 관련해 향후 '디벨로퍼'가 유망할 것이란 얘기를 들은 것이 기억난다.

그 때만 해도 부동산 디벨로퍼는 생소한 단어였다. 하지만 1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 부동산 '코디네이터', '연금술사' 등으로 불리며 시장을 휘젓고 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가 인터뷰 때 했던 말처럼 수준도 확실히 높아졌다. 문주현 회장이 이끄는 엠디엠(MDM)그룹과 정춘보 회장의 신영그룹처럼 자본과 실력을 갖춘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 그들은 별다른 준비없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처럼 인식됐다. 하지만 다른 산업의 사업가들 못지 않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실제 올 초 만났던 문 회장은 경제와 금융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뽐냈다. 김 대표 역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자주 본다며 인터뷰 2시간 중 1시간 동안 세계와 국내 경제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들은 좋은 땅이 나오면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서로 협업하며 시장 발전을 꾀하고 있다. 올 초 휴식을 취하기 위해 부산 광안리에 간 적이 있다. 숙소 인근에 엠디엠그룹 계열사인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는 오피스텔 현장이 있었다. 시공사로 신영그룹의 신영건설이 적혀 있어 놀랐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부동산개발 업계 전체가 다 같이 발전하자는 것이 문 회장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한국 부동산 시장은 이미 선진국처럼 고도화됐다. 과거의 부동산 개발은 비교적 단순했지만 이제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을 '업'으로 삼은 디벨로퍼들의 역할히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일반에 남아있는 부정적 평가도 점차 희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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