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14일 08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침착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던 그의 눈망울이 뜨거워졌다. 마주 앉은 내게 고정됐던 시선이 카페 여기 저기를 떠돌았다. 잠시 숨을 고른 그는 다시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 허망한 것은 그 동안 쌓아놓은 인프라와 영업력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한진해운에서 20여년을 근무했다. 이제는 SM상선의 명함을 들고 사람들을 만난다. SM상선은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일부를 인수해 탄생했다. 그의 말처럼 한진해운이 가지고 있던 인프라와 영업력은 사라졌다. 글로벌 7위였던 한진해운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SM상선은 규모가 작다.
그러나 그는 "이제 다시 희망이 생겼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SM상선의 직원 99%가 옛 한진해운 출신으로 파산과 M&A를 겪으며 사내 분위기가 침체됐었는데 요즘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며 "미주서안과 캐나다, 미국동부, 남미 등 항로를 다시 개척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내에 퍼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SM상선 직원들 사이에 다시 희망이 싹튼 것은 이달 초 SM상선과 대한상선, 우방건설산업 간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이다. SM그룹은 계열사인 대한상선과 우방건설산업을 SM상선이 흡수하는 방식으로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을 통해 SM상선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SM상선이 글로벌 선사들과 경쟁을 벌이기 위한 기초체력을 확보해 준 셈이다.
이러한 결정 뒤에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SM상선을 인수한 지 9개월여 만에 합병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력인 건설부문 계열사까지 힘을 보태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건설업을 기반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우 회장이 이제 SM상선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우 회장은 내실은 튼튼하지만 일시적으로 부실에 빠진 회사를 인수해 우량한 회사로 탈바꿈시켜 왔다. 그는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숫한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이번에는 SM상선 차례이다. SM상선이 이번 합병을 계기로 글로벌 선사로 재도약 하기를 바란다. 'SM' 마크를 새긴 배들이 전 세계 바다에 출항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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