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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대미투자 31조]매년 8조 투자…현대차그룹 투자재원 넉넉한가⑩현금창출력 강화 '현대차·기아·모비스·글로비스'…현대제철은 투자부담 큰편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27 13:39:02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미국발 관세전쟁 해법을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made in USA’로 문제를 풀어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달러를 투자한다. 완성차와 철강 등 제조업은 물론 자율주행과 로봇 등 신기술 산업 생태계를 미국에 구현한다.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 가운데 첫 번째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내역과 중장기 미국시장 성장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5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사업을 펼치고 있는 모든 계열사를 동원해 이번 대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기아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이른바 빅4 계열사와 미국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현대제철이 투자의 선봉에 선다. 기타 여러 계열사들이 보조를 맞춘다.

4년간 31조원의 투자금 집행은 단순 계산해 매년 8조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큰 사업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고 글로벌 각지의 생산 및 판매 네트워크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의 자금 부담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31조원 규모 투자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동안 쌓아 놓은 현금성자산을 기초로 외부 조달은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매년 꾸준히 고수익을 달성하고 있는 만큼 매년 창출하는 현금을 곧바로 재투자하면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4년간 31조 투자, 주력 계열사가 이끈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투자계획에 따르면 2028년까지 4년간 총 31조원을 미국에 투자한다. 단순 계산해 매년 8조원 가량을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당장 올해부터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자동차 생산 분야로 총 86억달러가 투입된다. 비중은 40% 가량이다. 이어 부품·물류·철강 분야에 29% 가량인 61억달러를, 미래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 31%인 63억달러를 각각 투자한다.

투자는 각 계열사들이 미국 내에서 벌이고 있는 각자 사업에 자체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어 그룹사 전체에 걸쳐 집행해야 하는 투자는 그룹사 공동으로 집행한다. 각 그룹사 펀더멘털과 사업의 성격에 따라 분담 비율을 나누는 것이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취했던 방식이다.

가장 큰 투자를 하는 곳은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계열사들이다. 이번 투자의 결정적인 이유가미국 내 완성차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직접 공장을 짓고 완성차를 조립해 미국에 판매하는 만큼 투자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이어 계열사 체급별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등이 공장 및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자금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에 제철소를 짓는 현대제철도 이번 대미 투자의 중심에 선 계열사다.


◇투자여력 넘치는 '빅4 계열사'…현대제철은 부담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미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펀더멘털이 강화돼 있기 때문이다. 또 매년 수익성이 큰폭 개선되면서 미래 기대되는 현금창출력도 좋다. 영업이익 등을 곧바로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는 평가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내 주력 4개 계열사의 영업이익 단순 합계는 2024년 31조7331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현대차 14조2396억원, 기아 12조6671억원, 현대모비스 3조735억원, 현대글로비스 1조7529억원 순이다.

유·무형감가상각비를 포함한 그룹 주력 4개 계열사의 에비타(EBITDA)는 총 34조1416억원으로 집계됐다. 에비타는 기업이 연간 영업활동을 통해 얼만큼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지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각 계열사별 에비타는 현대차 14조7342억원, 기아 12조9220억원, 현대모비스 4조581억원, 현대글로비스 2조4273억원 순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주력 4개 계열사가 집행한 투자액(Capex) 규모는 총 16조8267억원이다. 각 계열사별로 현대차가 10조3675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기아 4조6826억원, 현대모비스 8186억원, 현대글로비스 9580억원 순이다.

단순 계산한 수치로 보면 현대차그룹의 투자 여력은 여유가 있어 보인다. 에비타와 카펙스를 단순 계산해 보면 4개 계열사 합산액 기준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에비타의 50% 가량을 투자로 집행했다.


다만 현대제철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철강업 위기를 맞으면서 현금창출력이 크게 감소했고 수익성도 저하됐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1595억원에 그쳤다. 에비타는 1조8700억원 가량이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 카펙스는 1조691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현금창출력 대비 90.45% 가량을 투자로 집행했다.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지속적인 투자 집행으로 신규 투자 여력이 저하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이번 대미 투자에 있어 현대제철의 부담은 다소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에서 사업을 펼치는 각 계열사별로 진행하고 있는 현지투자를 조금 더 확장하는 선에서 이번 계획이 발표된 것"이라며 "각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그룹사 공동으로 진행하는 투자는 규모 등을 조율해 분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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