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호 체제' 에이스침대의 명암 '유통주식 6.7%' [가구 브랜드 SWOT 분석]①오너家 의결권 지분 92% 장악, 상장폐지 리스크 노출
박창현 기자공개 2017-11-07 08:24:59
[편집자주]
가구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가 상륙하면서 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토종 브랜드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스스로 생존 전략을 체득해나가고 있다. 위기를 맞아 고군분투 중인 토종 가구기업들의 강점과 약점, 기회, 위협 요소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3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스침대는 안성호 사장의 개인회사나 마찬가지다. 의결권 지분의 92%를 안 사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인 안유수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을 지렛대 삼아 철옹성 지배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토대로 에이스침대는 가구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발행주식 대부분을 오너 일가가 소유하면서 상장 유지 요건을 갖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제 당국도 주식거래량이 저조한 코스닥 상장 기업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리스크 노출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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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호 시대는 1999년을 기점으로 막이 올랐다. 그 해 12월 안유수 회장은 갖고 있던 에이스침대 지분 69만 551주(35.23%) 가운데 20만 주(10.2%)를 장남 안성호 사장에게 증여했다. 안성호 사장은 장내에서도 추가로 주식을 매입해 지분율을 52.17%까지 끌어올렸다.
2003년에는 계열사 통합을 통해 오너 일가가 지배력을 높였다. 에이스침대는 안유수 회장과 안성호 사장 공동 소유의 침대제조 업체 '아트레'를 흡수 합병했다. 발행 신주를 안유수 회장이 대부분 가져가면서 안성호 사장 지분율은 46.16%로 희석됐고, 안유수 회장 지분율은 33.68%로 올라갔다.
1년 6개월 뒤 2차 증여가 이뤄진다. 안유수 회장은 2005년 2월 총 52만 2000주(25.92%)를 장남에게 증여했다. 안성호 사장의 어머니인 김영금 씨도 증여에 동참했다. 김 씨는 갖고 있던 에이스침대 지분 4만 6733주(2.11%)를 전부 넘겼다.
그해 7월 안 회장은 추가로 6만 1183주(2.76%)를 장남에게 물려줬다. 대대적인 지분 증여 결과, 안성호 사장 지분율은 46.16%에서 74.56%로 껑충 뛰었다. 반면 안유수 회장 지분율은 33.68%에서 5%로 낮아졌다. 5년 동안 안 회장 부부가 장남에게 넘긴 지분만 37%가 넘었다. 사실상 이 때 후계 승계가 완전히 마무리되면서 '안성호 사장 74.56%, 안유수 회장 5%' 지분 구도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표면상 오너 일가 지분율은 79.56%지만 의결권 기준의 실질 지분율은 더 높다. 에이스침대가 13%가 넘는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성호 사장 경영권 승계 작업이 한창이던 2000년 대 초 에이스침대는 자기주식도 크게 늘렸다. 2000년 10월까지만 해도 에이스침대는 자사주가 단 한 주도 없었다. 하지만 주가 부양 정책의 일환으로 그해 11월부터 2005년까지 매년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렇게 취득한 자사주만 30만 3611주에 달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221만 8000주)의 13.6%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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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 따라서 의결권 주식만 놓고 보면 오너일가 지분율이 92%가 넘는다. 에이스침대가 사실상 오너일가 개인회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안유수 회장과 안성호 사장은 에이스침대 등기임원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의결권 지분을 대거 보유한 덕택에 배당 이익도 오너 일가가 대부분 가져가고 있다. 실제 안유수 회장 부자는 올해까지 총 266억 원의 배당 수익을 챙긴 것으로 집계된다.
반대로 오너가의 절대적인 지배력으로 인한 그늘 역시 짙다. 상장 폐지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월평균 거래량이 1만주를 넘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또 매 분기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 주식수의 1%에 미달하는 상황이 2분기 연속 계속 되면 상장 폐지 조치도 내릴 수 있다.
에이스침대의 지난해 분기별 월 평균 주식 거래량은 1분기 2118주, 2분기 4932주, 3분기 6020주, 4분기 5138주 뿐이었다.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된다. 하지만 에이스침대는 증권사와 유동성공급계약(LP)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10년간 규제를 피해왔다. 이 때문에 에이스침대가 오너일가의 주식 매각이나 자사주 처분을 통해 적극적으로 거래량을 늘리기 보다는 임시방편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유동성공급계약 외에 다른 거래량 확대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주가 부양을 위해 매입한 자사주를 다시 시장에 유통시키는 것 또한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들어 거래소를 중심으로 주식거래량이 저조한 코스닥상장 기업들에 대한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거래량이 적은 기업들의 경우, 주가가 왜곡되거나 조작 위험이 높은 만큼 더 각별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거래소 관계자는 "LP제도 도입 취지와 다르게 악용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제도 개선을 위해 유관 부서간에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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