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넥스 지탱하는 '가족 경영' [가구 브랜드 SWOT 분석]①'경영권 방어' 지분 매입·승계, 이사회 장악+자회사 출자
박창현 기자공개 2017-11-15 08:24:34
[편집자주]
가구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가 상륙하면서 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토종 브랜드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스스로 생존 전략을 체득해나가고 있다. 위기를 맞아 고군분투 중인 토종 가구기업들의 강점과 약점, 기회, 위협 요소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4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방가구 전문업체인 '에넥스(옛 오리표 씽크)'가 오너 일가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견고한 지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창업자인 박유재 회장과 장남 박진규 부회장(사진)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를 거치면서 지속적인 지분 매입과 신속한 후계 승계를 통해 지배구조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했다. 사내 임원 중에서는 이 둘만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사업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오너 일가가 핵심 계열사 자본금도 직접 출자했다. 본사 사무실 역시 오너일가가 소유하고 있다.에넥스는 오너십 구축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오너 일가는 수년 간에 걸처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지배력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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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변곡점은 2007년 적대적 M&A 위기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오너 일가는 20% 대 지분율로 에넥스를 지배하고 있었다. 박유재 회장과 적통 후계자인 박진규 부회장 지분율은 각각 13.8%, 3.6%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새로운 주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섬유기계 제조업체 윔스와 사무가구업체 퍼시스가 대표적이었다. 대형 주주들의 등장에 에넥스 오너 일가도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먼저 지배력 강화를 위해 박유재 회장이 직접 나섰다. 위기감을 느낀 박유재 회장은 2000년 9월 이후 7년 만에 장내에서 에넥스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지분 매입은 2년 동안 계속됐다. 수십 차례 장내 매수에 나선 결과, 13%대였던 지분율을 21.9%(1000만 주)까지 끌어올렸다. 동시에 자사주 매입 카드까지 쓰면서 경영권 방어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후 적대적 M&A 리스크가 수그러들자 곧바로 승계 작업에 속도를 붙였다. 한 발 빠른 승계 작업을 통해 잠재 위험요인마저 관리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됐다. 장남인 박진규 부회장이 후계 구도의 중심에 섰다.
박유재 회장은 2011년 3월과 2012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에넥스 보유 지분을 모두 장남에게 팔았다. 단 두 번의 거래로 박진규 부회장은 에넥스 지분 25.6%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박유재 회장의 경우, 2013년 에넥스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다시 7.8%의 지분을 확보한다. 경영권 승계 후에도 창업자 스스로 오너십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진규 부회장은 2010년부터 에넥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분 승계를 통해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일원화된 셈이다. 이 같은 오너 중심의 경영 지배 체제는 현재까지도 쭉 이어져 오고 있다. 에넥스 이사회 구성원은 총 4명이다. 이 중 감사와 사외이사 1명 씩을 제외하면 사내 등기이사 몫은 두 자리 뿐이다. 바로 그 자리를 박유재 회장과 박진규 부회장이 수년 째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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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는 계열사 자본 출자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주방기구 제조 계열사인 '엔텍'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유재 회장과 박진규 부회장의 엔텍 지분율은 각각 9.5%, 2.6%에 달한다. 최대주주는 3남인 박진우 대표로 31.2% 지분을 갖고 있다.
중국법인 투자도 주도했다. 중국법인 최대주주는 에넥스로 77.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자본금은 박유재 회장(11.1%)과 박진규 부회장(11.1%)이 절반씩 부담했다. 신규 사업과 해외 투자의 경우 손실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오너 일가가 사업 리스크 분담 차원에서 직접 자본 출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에넥스는 2010년 들어 박유재 회장 소유 건물에 입주했다. 박유재 회장과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36억 원의 임차보증금을 지급한 상태다. 연간 임차료는 2억 4000만 원 수준이다.
에넥스 관계자는 "현재 박유재 회장과 박진규 부회장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경영 업무를 박진규 부회장이 총괄해서 맡고 있고, 주요한 의사 결정 사안이 있을 때는 박유재 회장과 함께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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