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제국의 몰락? 줄어드는 몸집 '업계 3위로'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②SOC 물량 축소 직격탄, 이익률 7년연속 '0%대 이하'
김경태 기자공개 2017-12-11 08:02:33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5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긍렬 회장이 이끄는 유신은 오랜 기간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 선두를 차지한 곳이다. 하지만 사회간접자본(SOC) 물량 축소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주춤거렸다.2000년대 중반에는 업계 1위 자리를 내줬고 현재는 3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향후 문재인 정부에서 SOC 발주량 감소와 건설 경기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유신의 새로운 생존 전략이 더욱 절실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유신은 1966년 '유신특수설계공단'으로 탄생한 후 줄곧 업계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경부고속도로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그 후 점차 국내 건설이 고도화되고 산업 기반이 갖춰지면서 유신의 실적은 정체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6년에는 도화엔지니어링이 치고 나가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명박 정부 초반 4대강 사업을 비롯한 토목사업의 증가로 잠시 성장을 맛보기도 했지만 도화엔지니어링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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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은 2011년에 창립 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위기를 겪었다.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에서 매출원가와 판관비 부담을 견디지 못했다. 2012년에도 매출 감소와 적자가 이어졌고, 같은 해 한국종합기술에 역전을 허용했다. 당시 유신은 200여 명을 정리하고 임직원의 연봉 10% 삭감하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구조조정의 효과는 2013년에 '반짝' 나타났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2014년에 또다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신의 2010년 말 이익잉여금은 827억 원이었지만 2014년 말에는 652억 원까지 줄었다.
유신은 위기를 겪은 후 지금까지도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매출은 1500억 원 안팎에 정체돼 있다. 외형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면서 2015년 건화에게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 3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지난해 곧바로 3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서도 매출 축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신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12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7% 감소했다.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점도 고민이다. 유신은 2011년 적자를 기록했을 때부터 올 3분기까지 7년 연속 영업이익률이 1%를 웃돈 적이 없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는 개선됐지만 0.8%에 불과하다.
건설 엔지니어링업은 '인력 장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체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유신 역시 원가의 절반이 인건비다.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원가의 인건비와 판관비의 급여를 합한 금액은 558억 원이다. 유신의 총 원가 중 인건비 비중은 2014년 후 2년 연속 줄었는데, 올 3분기 누적은 50.2%로 전년 동기보다 2.3%포인트 올라갔다. 다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인건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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