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기술, 상일동 신사옥 건립…'50년 무차입' 마감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③500억대 투입, 산은서 100어 차입…금융비용 매년 증가
이명관 기자공개 2017-12-08 08:54:31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4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종합기술은 2000년대까지 '무차입' 기조를 고수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 대차대조표 부채 항목은 간결하게 구성돼 있다.이 같은 무차입 기조가 깨진 것은 2013년 상일동 신사옥 건립에 나서면서부터다. 당시 신사옥 건립에 500억 원대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다. 한국종합기술은 자체적으로 해당 자금을 전부 대기 어려웠고, 외부차입이 불가피했다.
◇50년 무차입 경영, 부채비율 50%대
한국종합기술의 부채항목에 처음으로 차입금 항목이 기재된 것은 1997년이다. 차입금 규모는 20억 원이었다. IMF 경제위기로 인해 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이자비용은 2억 원대에 불과했다.
거기다 보유 현금성 자산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까웠다. 1999년 현금성 자산은 62억 원으로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42억 원이었다. 사채 만기가 도래한 2000년 이후 2012년까지 12년간 외부차입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 1963년 설립이래 50년 동안 무차입 기조를 이어온 셈이다.
이 같은 탁월한 재무 건전성은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확인할 수 있는 부채비율에도 잘 드러난다. 한국종합기술의 부채비율은 IMF 이후 일시적으로 125%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내 안정을 찾으면서 2000년 80% 2001년 75% 등 감소했다. 2003년부터는 50%대를 유지했다.
갖고 있는 부채도 영업활동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유동부채와 퇴직급여부채가 대부분이다. 사실상 빚 없이 자기자본으로만 경영 활동을 영위해온 셈이다.
무차입 경영이 가능한 이유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업종 특성 때문이다. 차입금이 전무했던 2001년부터 평균적으로 7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거기다 엔지니어링 업종 특성상 설비 투자에 투입되는 자금도 거의 없다는 점도 무차입 경영을 가능케 했다.
엔지니어링 회사는 제조사와 달리 대부분의 자산이 사람이다. 결과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없는 가운데 이익은 고스란히 내부에 쌓였다. 2000년 말 기준 80억 원에 불과했던 이익잉여금은 2012년 말 기준 1048억 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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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일동 신사옥 건립, 무차입 기조 마감
최근 한국종합기술은 무차입 기조와는 거리가 멀다. 2013년 상일동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면서부터 외부차입이 증가했다.
한국종합기술은 제2의 도약을 위해 강동구 상일동 첨단업무단지에 신사옥 건립을 추진했다. 신사옥은 대지면적 1700평에 지상15층~지하5층으로 구성됐다 연면적 12000평의 건물이다. 총 공사비만 520억 원이 투입됐다.
한국종합기술 관계자는 "설립 초기 지어진 압구정동 사옥이 너무 협소했고, 성장 과정에서 늘어난 인원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신사옥 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2008년 그룹의 동서울터미널 빌딩에 잠시 입주했다가 2014년부터 상일동 신사옥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한국종합기술은 신사옥 건립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보유 현금성 자산을 고려했을 때 외부차입이 불가피했다. 2012년 말 보유 현금성 자산은 310억 원대였다. 2013년 우리은행과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총 176억 원을 차입했다. 2014년 120억 원 가량을 추가로 빌렸다.
신사옥 건축에 대규모 자급이 투입되면서 운영자금 명목으로 추가 차입도 이뤄졌다. 한국종합기술은 2014년 KDB산업은행으로부터 1년 만기로 100억 원을 차입했다. 총 차입금은 392억 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2014년엔 현금성 자산을 고려한 순차입금도 -142억 원을 기록,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후 급격히 불어난 차입금은 좀처럼 예년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한국종합기술의 차입금은 2015년 400억 원, 지난해엔 362억 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금융비용은 2014년 13억 원, 2015년 17억 원, 지난해 16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50억 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수준이다.
급증한 차입금으로 2012년 55.58%였던 부채비율은 이듬해 68.9%로 높아졌다. 이후 2014년 83.8%, 2015년 85.9%로 더 올라갔고, 지난해엔 98.1%로 199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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