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기술, '매년 흑자' 잉여금 1000억 쌓았다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②한진重 계열 편입 이후 급성장, 화려한 인력 풀 '강점'
이명관 기자공개 2017-12-07 08:41:18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1일 11: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 엔지니어링업계 대부인 한국종합기술은 설립 이후 줄곧 업계 상위권을 유지해오고 있다. 공기업과 대기업 계열사로서 우수한 인력을 꾸준히 확보한 덕분이다.이를 통해 한국종합기술은 적자 없이 매년 흑자를 올렸다. 쌓인 이익잉여금은 자그마치 1000억 원을 상회한다.
◇업계 2위 장수기업…적자는 '無'
한국종합기술은 매출액이 업계 2위권에 올라있다. 2위와 3위를 오가다 2013년부터 안정적으로 2위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993억 원을 기록, 시장 점유율 13.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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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합기술은 1963년 '국제산업기술단'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지난해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설립 초기엔 전문적인 엔지니어링 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 주도로 설립된 덕분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 굵직한 국가 기간사업에 참여하면서 실적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도 축적할 수 있었다.
한국종합기술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따라 1994년 민간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지금의 한진중공업그룹에 편입된 것은 1997년이다. 주인이 바뀐 이후 한국종합기술의 외형은 급격히 성장한다. 1999년 495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02년 두배 가까이 증가한 810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매년 100억 원 이상씩 매출액을 불려나갔다. 2004년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했고, 2010년엔 2000억 원을 넘어섰다. 수익성도 양호했다.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증가와 감소를 반복했지만, 단 한차례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그 덕분에 이익잉여금도 해가 갈수록 증가했다.
이익잉여금은 1999년 55억 원에서 10년 후인 2008년 535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2011년엔 1000억 원을 돌파했다. 2016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1070억 원이었다.
최근에는 과거의 가파른 성장세를 찾아보긴 어렵지만 꾸준함은 이어지고 있다. 2011년 이후 줄곧 5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엔 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려한 인력풀 '눈에 띄네'
한국종합기술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비결은 단연 '인력'에 있다. 건설엔지니어링 업종의 특성상 경쟁력은 단연 인력의 질에 달려 있다. 인력 규모로 건설 엔지니어링 업체의 매출액을 가늠하기도 한다.
엔지니어링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링 업종의 특성상 사람이 자산"이라며 "한국종합기술은 공사체제를 유지해온 데다, 민영화 이후 대기업 집단에 편입된 덕분에 실력 있는 인적자원을 다수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국종합기술을 거쳐간 이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한국종합기술 출신 중 가장 잘 알려진 이는 김수근 건축가다. 국내 대표 건축가인 그는 한국종합기술의 1960년대를 이끌었다. 사실상 설립 초기 한국종합기술이 기반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포스코 3대 회장을 역임했던 정명식 전 회장도 한국종합기술 출신이다. 정 전 회장이 한국종합기술에 합류한 것은 당시 사장이었던 김수근 건축가의 권유 때문이었다. 정 전회장과 김 건축가는 경기고 동문으로 절친한 사이였다. 정 전 회장은 한국종합기술의 부사장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신생기업이던 한국종합기술이 자리잡고, 성장 기반을 다지는 과정에서 김수근 건축가와 정명식 전 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평했다.
이외에 한국종합기술을 거쳐 독립한 이들도 여럿이다. 대표적으로 △한국종합엔지니어링 어범호 대표 △청석엔지니어링 정희용 대표 △용마엔지니어링 이성희 회장 등이 있다.
한국종합기술의 성장기를 함께 했던 정희용 대표는 1984년 부사장직을 내려놓고 청석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정희용 대표는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청석엔지니어링을 매출액 600억 원대 회사로 키웠다.
정희용 대표의 뒤를 이어 한국종합기술 부사장을 맡았던 이성희 회장은 1993년 용마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특히 이성희 회장은 한국도로협회 기술이사, 한국건설감리협회 회장, 대한토목학회 부회장, 한국건설기술인협회 부회장 등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다.
한국종합기술 관계자는 "한국종합기술을 거쳐간 인력들이 상당히 많다"며 "엔지니어링 업계의 사관학교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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