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지배력 강화 '든든한 우군'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금호아시아나그룹]④문화재단·죽호학원, 홀딩스에 650억 출자…'10% 핵심 의결권' 보유
고설봉 기자공개 2017-12-11 08:04:15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6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그룹 재건' 완료를 선언했다. 2009년 위기를 맞은 지 9년여 만이다. 옛 모습 그대로 그룹을 다시 일으켜 세우지 못했지만 아시아나항공 등 주력 계열사들을 지켜냈다.박 회장의 그룹 재건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첫 단추였던 금호산업 인수부터 매 순간이 고비였다. 결국 마지막 단추인 금호타이어 인수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재건 작업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일련의 과정에서 박 회장의 든든한 우군은 공익재단이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설립한 옛 금호기업(현 금호홀딩스)에 자본금을 출자해 박 회장의 부족한 인수자금을 메웠다.
◇금호산업 인수시 도우미 등장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인수해올 만한 자금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묘수가 특수목적법인(SPC)를 세우는 것이었다. 2015년 10월 설립된 금호홀딩스의 설립 목적은 '다른 회사의 주식 등에 투자'였다. 설립 자본금은 5000만 원이었다.
SPC를 설립했지만 당장 박 회장에게는 현금이 없었다. 당시 금호산업 경영권지분(50%+1주) 인수대금은 7228억 원이었다. 그러나 박 회장이 당시 확보한 자금은 1521억 원이었다. 박 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이 보유한 금호산업(9.85%)과 금호타이어(7.99%) 지분을 매각한 대금이었다.
이 때 박 회장의 백기사로 등장한 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이다. 두 재단은 각각 400억 원과 150억 원 등 총 550억 원을 금호홀딩스에 출자했다. 더불어 이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케이에이가 50억 원, 케이에프가 20억 원, 케이아이가 30억 원 등을 각각 보탰다. 공익재단과 그 자회사들이 출자한 금액만 총 65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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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디딤돌
금호산업을 되찾은 이후 양대 재단은 금호홀딩스에 대한 박 회장의 지배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박 회장은 본인 및 가족, 재단 등을 통해 확보한 금호홀딩스에 대한 막강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차례로 계열사를 인수하며 덩치를 불렸다.
지난해 4월 금호홀딩스가 금호고속의 모회사인 금호터미널의 지분 100%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사들였다. 그해 5월에는 금호홀딩스와 금호터미널 합병을 단행한다. 이 합병으로 금호홀딩스는 본격적인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준비했다.
올 11월에는 금호홀딩스는 금호고속을 합병했다.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층 더 단단해졌다. 금호홀딩스를 중심으로 다수 주력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강한 반대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호홀딩스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합병을 밀어 붙일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과 공익재단이 확보한 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 12월 현재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 등이 보유한 금호홀딩스 지분은 10.13%이다. 박 회장 및 박 사장 등 일가가 보유한 지분율은 52.5%를 기록 중이다. 박 회장의 우호지분이 총 62.63%로 확대된다. 더불어 두 재단은 금호홀딩스 우선주도 100% 보유하고 있다.
공익재단이 보유한 지분이 더해지면서 금호홀딩스에 대한 박 회장의 지배력은 한층 더 공고해진다. 두 공익재단과 자회사들이 금호홀딩스에 대한 박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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