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8월 07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미라 신한은행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도곡센터 부지점장(PB팀장·사진)은 지난 달 신한PWM 내에서 가장 우수한 프라이빗 뱅커(PB)에게 주어지는 챔프 PB(Champ PB)에 선정됐다. 도곡센터에 온 지 3년 반만에 일궈낸 성과였다. 그 전에도 프리미어 창구에서 근무했지만 본격적인 PB 생활을 한 건 도곡센터가 처음이었다.

그는 내로라 하는 영업의 달인들이 모인 PWM 안에서도 최상위 성과를 낸 비결로 '소통'을 꼽았다. 고객별 맞춤형 소통 뿐 아니라 금융투자와의 활발한 소통이 쌓이다 보니 고객의 신뢰와 최적화된 상품 라인업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정 부지점장은 관리자산의 규모를 300억원 가량 늘릴 수 있었다. 현재 도곡센터가 관리하는 자산(1조 6000억원) 중 정 부지점장이 관리하는 자산은 3000억원 정도로,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도곡센터는 총 7명의 은행 PB팀장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 고객 맞춤형 소통에 주력…무리해서 상품 권유 안 해

정 부지점장은 도곡 지역의 고객들은 여러가지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간파했다. 바로 해당 지역의 고객들은 2007~2008년에 금융상품에 가입해서 손해를 본 경험이 많다는 것이었다. 투자에 대한 경험은 많지만 그만큼 보수적인 투자자가 많아서 상품가입에 있어서 신중함이 컸다. 금융회사가 많은 만큼 여러 센터를 돌아다니면서 '금리쇼핑'을 하는 고객도 다수였다.

이 때문에 정 부지점장이 도곡센터에 발령받은 이후 1년 동안은 금융상품을 판매하기보다는 고객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힘을 썼다. 고객 대부분이 중국펀드나 브라질채권 등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고객별로 6개월 단위로 수익률 현황 등을 꼼꼼히 보고했고 이를 정리하면서 고객 성향별로 다시 상품제안을 했다.

이와 동시에 고객과의 인간적인 관계 유지에도 힘썼다. 고객들의 연령대와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꾸준히 연락을 이어나갔다. 거래 유무나 거래 규모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60대에서 80대 고객들에게는 가급적 문자보다는 전화를 통해 안부를 물었고 병원에 입원하신 분에게는 죽을 배달해 드리기도 했다.

해외에 거주하던 고객의 자녀가 한국에 잠시 들어올 일이 있으면 들어오고 나갈 때를 파악해 김이나 고추장 등 간단한 선물을 준비했다. 고객들의 선호도 고려했다. 일례로 그는 "도곡 지역의 주민들이 집에서 먹기 싫어하는 과일이 수박"이라며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인데 이를 고려해 수박의 속을 잘라 밀폐용기에 담아 드렸다"고도 했다.

◇ 고객수익률 관리가 최우선…동료 팀장도 1등

정미라 부지점장은 "고객과의 관계 유지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PB는 고객수익률 관리가 가장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그는 금융투자와의 소통을 활발히 했다. 그는 은행에서 제공되는 상품 라인업은 타사와의 차별성을 가지기 어려웠기 때문에 연계상품 영업에 힘을 썼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고객수익률이 높아지는 데 기여했던 상품으로 라임자산운용의 '라임 새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꼽았다. 라임운용의 펀드는 금융투자 추천상품이었지만 PWM은 연계영업이 수월하다는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주력상품으로 가져갔다.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봤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도곡센터에는 새턴 2~5호펀드를 판매했고, 2호펀드와 3호펀드가 올 상반기에만 각각 35.27%, 78.31%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냈다. 4·5호 펀드도 10% 중반대의 수익률을 냈다. 해당 펀드들은 상반기 국내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메자닌(CB, EB, BW)을 선별적으로 편입한 덕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해당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고객들의 신뢰가 더 깊어졌고 자연스레 신규고객이 유입됐다. 또 기존고객들의 자산 재유치도 이뤄졌다. 함께 연계영업을 했던 금융투자의 이정미 PB팀장 역시 증권사 내 최우수 PB만 받을 수 있다는 으뜸상을 받았다. 같은 센터에서 은행과 증권사 1등 PB가 나온 것은 PWM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복합점포의 장점을 잘 살린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정 부지점장은 "고객을 관리할 때 은행과 증권사 팀장이 함께 들어가서 상품 제안을 하고 있다"며 "서로 상품을 보는 시각이나 시장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다른데 고객 입장에서는 오히려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듣고 상품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 하반기에도 주식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시장과의 상관관계가 적은 상품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주식형 펀드보다는 고정금리가 나오는 채권이나, 메자닌 등을 좋게 보고 있고 미국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상품 라인업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