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중장기적 IPO 추진…지분 희석도 감내 증권가 기업가치 5조원 평가…경영진 공고화한 후 IPO 추진할 것
이정완 기자공개 2018-12-03 07:59:4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병규 크래프톤(옛 블루홀)의장이 기업 공개(IPO)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해 자회사 펍지의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으로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으로 성장하며 증권가에서는 크래프톤의 IPO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회사는 M&A 등으로 개발력 내재화에 집중해 상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29일 더벨과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기업공개(IPO) 계획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드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크래프톤이 신작 '에어(A:iR)' 출시로 단일 게임 리스크를 해소한 후 상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2017년 2월 게임사 넵튠을 대상으로 주당 3만원에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보통주와 우선주 등 전체 주식 총수를 대비하면 지분 100%의 가치는 2000억원 대로 집계됐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이후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70만원까지 상승하면서 기업가치가 5조원 대로 올랐다.
최근 크래프톤 장외주식 거래가는 28만원으로 하락해 시가총액은 2조원 규모로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 8월 텐센트 지분 거래 당시 크래프톤은 주당 65만원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시장에 알려져 있다. 현재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포함한 크래프톤의 장외주식 수는 789만2463주로 당시 거래가를 감안하면 시가총액은 5조13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장 의장이 생각하는 IPO의 가장 큰 조건은 '탄탄한 경영체제'다. 김효섭 대표는 지난 10년간 크래프톤 경영을 맡아온 김강석 전 대표에 이어 지난해 10월 크래프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장 의장은 "김효섭 대표 체제가 시작한지 이제 1년이 됐고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쌓아가고 있다"며 "대중에게 거래되는 주식이 되려면 경영진이 더 공고해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상장은 그 이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강석 전 대표 체제에서 4개 회사를 인수해 2개 회사가 성공했는데 이는 엄청난 타율을 보인 것"이라며 "김효섭 대표와 배용택 최고투자책임자(CIO) 체제도 자리를 잡으면 새로 출범하는 크래프톤 연합에 합류할 수 있는 기업의 옥석을 잘 가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장은 IPO에 따라 지분율이 낮아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없다고 해명했다. 장 의장은 2015년 초반까지 50%대의 크래프톤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7년말 25.75%로 소폭 감소했고 3분기 현재는 19.17%까지 낮아진 상태다. 장 의장은 개발사 M&A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 스왑을 활용했다.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회사 자체의 성장을 중시하는 그의 믿음 때문이었다. 만약 IPO 시 신주 발행이 이뤄져 신규 투자자 유입이 증가한다면 장 의장의 지분율은 더욱 낮아질 수도 있다.
장 의장은 "일례로 이해진 네이버 GIO가 가진 네이버 지분율(3.72%)이 높지 않지만 그에게 네이버 경영에서 손 떼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이 GIO가 네이버에 존재하는 이유는 그가 네이버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력 때문"이라고 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하기 전까지 10년간 어려운 상황을 감내해왔다.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보니 주요 주주의 손바꿈도 잦았다.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하면서 텐센트의 투자도 유치할 수 있었다. 기존 크래프톤 주주가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공시에 따르면 텐센트는 'IMAGE FRAME INVESTMENT (HK) LIMITED'라는 회사를 통해 크래프톤 지분 11.46%를 보유 중이다. 크래프톤에서는 투자금액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관측하고 있다.
장 의장은 지난 10월 장 의장 본인과 크래프톤에 초기 투자했던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와 사모투자펀드(PEF) '벨리즈원 유한회사'를 결성해 크래프톤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텐센트 투자 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벨리즈원은 크래프톤 지분 7.63%를 보유해 3대 주주 지위를 점하고 있다.
장 의장은 지난 10월 IMM인베스트먼트·JKL파트너스와 손잡은 배경에 대해서도 투자 조건 때문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크래프톤이 창업 후 막 투자를 받기 시작하던 2009년 케이넷투자파트너스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9억원을 투자했다. 크래프톤스튜디오가 중견개발사로 인정 받기 시작하던 2014년에도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함께 135억원을 투자한 경험이 있다.
장 의장은 "IMM인베스트먼트는 창업 초기에 투자해 기업에 힘을 보태고, 기업이 커진 후 손 바꿈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사"라며 "대한민국에 이런 투자사가 많아져야 한다는 점에 공감해 같이 가자고 결정했다"고 했다.
한편 블루홀은 '크래프톤'이라는 새로운 연합 브랜드를 발표했다.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블루홀에서 크래프톤으로 공식 변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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