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경영' 동아연필, 국내 첫 문구기업의 궤적 [명문장수기업의 조건]④1946년 불모지 개척서 고급화까지, 김학재 대표 '아날로그 감성' 명맥 이어
신상윤 기자공개 2019-10-24 08:13:42
[편집자주]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 성장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사회적 기여가 큰 기업은 후배 창업가들의 롤 모델이다. 정부가 도입한 '명문장수기업' 확인 제도는 바람직한 기업의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의 자세를 확산하기 위함이다. 수십년간 제자리를 지키면서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히든챔피언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3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연필은 고(故) 김노원 회장부터 4대 김학재 대표이사까지 가업을 이으며 국내 문구산업의 첫 획을 그었다. 문구시장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환경에서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며 명문장수기업의 표본을 그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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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고 김정우 회장이 불하받아 동아연필을 설립하면서 국내 문구산업 역사의 첫 장은 펼쳐졌다. 그는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1946년 귀국해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신념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동아연필을 설립했다. 초대 대표이사로 부친인 고 김노원 회장을 선임한 동아연필은 연필 생산을 본격화했다. 그는 1919년 대전 인동시장에서 시발 된 3·1 만세 운동을 주도한 애국지사기도 했다.
국내 문구산업을 개척한 동아연필은 1960~1970년대 필기구 시장의 시장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 1963년 첫 수출을 시작했으며, 1978년 샤프연필과 샤프심을 생산하며 독보적인 문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1974년 동아교재를 설립해 크레파스와 물감 등 화구류를 생산하며 사업을 다각화했다.
1990년 문구 제조용 사출설비 시설을 갖춘 동아엔지니어링을 설립해 기술 개발과 품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1997년 개발한 캡식 중성펜 등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회사 성장에 힘이 됐다. 1999년에는 중국 광저우에 '광주동아문구'를 설립해 동아연필과 동아교재 문구류를 생산하거나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전진기지가 됐다.
동아연필 가업은 현재 3대를 거쳐 4대로 이어지고 있다. 김정우 회장의 3남인 김충경 회장(3대)은 제품의 고급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0년대 들어 동아연필은 값싼 중국산 문구류와 일본 등 고급 제품과의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다. 김충경 회장은 디자이너 출신 임원을 영입하는 등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고급화하며 차별화를 뒀다.
그를 이어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김학재 대표이사는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 후 현대정보기술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부친의 부름에 따라 1988년 동아연필에 입사했다. 언젠가는 일해야 할 곳이라고 여겼던 동아연필에서 그는 시장조사부터 시작해 현장과 고객을 두루 경험한 뒤 2004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다만 김 대표이사가 이끄는 동아연필을 비롯해 문구사업의 미래가 밝은 상황은 아니다. 문구산업 특유의 짧은 제품 수명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외국 제품과의 경쟁 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ICT 기술 개발로 인한 문구 사용 감소,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등도 넘어야 할 산이다.
실제로 동아연필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인 8.9%를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292억원, 26억원을 기록하면서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70년 넘게 한 사업에 매진한 동아연필이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시대 변화에 발맞춰 제품 개발과 성장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가 상승 등의 이유로 많은 문구 회사들이 해외를 찾을 때 동아연필은 뿌리를 내린 대전에서 제조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노조 설립 후 무분규 경영과 인적 구조조정 '제로(0)' 등은 연필로 대변되는 문구제품의 아날로그 감성을 갖고 시장에서 살아남은 원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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