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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 약화' SK하이닉스, 배당 축소 불가피 전망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9조…실적 회복 기대에 주가는 상승세

김슬기 기자공개 2019-12-18 11:34:3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7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배당 규모를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줄일 전망이다. 올해 현금흐름이 SK텔레콤에 인수된 후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배당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와 상황이 많이 달라진 탓이다. 시장에서는 배당 규모가 생각외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내년 실적 회복 기대감에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SK하이닉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초 SK하이닉스는 주당 150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총액으로 보면 1조26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맞이했던 지난해 15조54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재무흐름이 좋았기 때문이다. 연결 현금배당성향은 6.6%였다. 현금배당성향만 놓고 보면 2014년(5.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워낙 당기순이익 규모가 커진 영향이 컸다.


하지만 1년새 상황이 반전됐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70~80%를 차지하는 D램 시황이 악화되면서 실적이 급격히 꺾였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0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대로 전년동기대비 34%, 84% 가량 축소됐다. 시장은 올해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26조8000억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34%, 86% 감소한 수치다.

실적부진에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총차입금 규모(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부채, 사채, 장기차입금 등 포함)가 10조8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현금성자산은 3조원대에 불과해 순차입금 규모는 7조5300억원대까지 커졌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2018년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기록, 사실상 무차입 기조를 보였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올 들어서 SK하이닉스는 운전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자금을 모았다. 상반기에는 국내 공모채 시장에서 1조원 가량, 하반기 유로본드로 5억달러 가량을 조달하기도 했다. 3분기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16.9%였고 부채비율은 31.9%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의 경우 지난해 말 35.9%에서 다소 낮아졌으나 차입금의존도(8.3%)는 상승했다. 다만 부채비율의 경우 자본총계 증가폭이 높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장비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를 비롯, 주주환원정책 역시 보수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회사 측은 "2014년부터 현금흐름의 30~50%로 계속해 주당 배당금을 늘려왔다"며 "올해는 현금흐름 상황이 악화해 기존 배당정책을 그래도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말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9조원대를 보이고 있다. FCF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자본적지출과 배당금지급 등을 차감한 금액으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현재 FCF는 SK하이닉스가 SK텔레콤으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인 2012년말보다도 더 상황이 좋지 않다. 당시 FCF 역시 마이너스였으나 규모가 1조7000억원대였다. 2013년 플러스로 돌아섰다. 2013년 FCF는 2조9000억원 가량이었고 2014년 7000억원, 2015년 1조7000억원이었다. 2016년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나 2017년과 2018년 실적 확대와 더불어 4조3500억원대, 4조5500억원대로 올라섰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이 대주주가 된 이후 FCF 개선과 함께 본격적으로 배당을 시작했다. 2014년 주당 300원, 배당총액 2184억원 규모로 배당을 했다. 배당성향은 5.2%였다. 2015년(총 3530억원) 2016년(4236억원) 주당 각각 500원, 600원으로 책정하면서 배당 규모를 늘렸다. 배당성향은 각각 8.2%, 14.3%였다. 2017년에는 주당 1000원을 돌파하며 총 7060억원을 배당에 썼다. 배당성향은 6.6%였다.

올해에는 FCF가 순유출이기 때문에 배당에는 긍정적이지 않다. 현금배당 기조는 이어가지만 배당금 총액 감소는 불가피하다. 다만 내년도 SK하이닉스의 주력제품인 D램 가격 회복세가 전망되면서 주가는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연초 6만원대 초반에서 시작했던 주가는 최근 9만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D램 의존도가 높아 시황영향을 매우 큰 폭으로 받는다"며 "올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됐고 이에 따라 배당축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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