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AP시스템, 지배력 강화에 신의 한수 된 'RCPS'RCPS에 우선매수권자 지정권 조항 넣어…2023년 지주사 지분 25%까지 상승
김슬기 기자공개 2020-03-11 08:24:5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기로 AP시스템 부회장(APS홀딩스 대표)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통해 지배력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적분할을 통해 개인 보유 지분을 3배 이상 늘렸고 RCPS로 향후 APS홀딩스의 지배력을 높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정 부회장은 사업 분할 전 RCPS 발행을 통해 이미 지배력 강화 이중장치를 마련한 것이다.현재 AP시스템의 대주주는 APS홀딩스로 보통주 301만9175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로 따지면 20.85%이다. 하지만 APS홀딩스가 보유한 RCPS 80만1194주까지 합하면 지분율은 향후 25%까지 올라간다. 해당 RCPS 만기는 7년으로 2023년 10월에는 모두 보통주로 전환된다. 즉 우선주였던 RCPS가 1:1의 비율로 보통주 전환되면서 3년뒤에는 APS홀딩스 지분율이 4%포인트 이상 올라가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APS홀딩스를 통해 AP시스템을 지배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APS홀딩스의 지분율은 29.75%이다. 주식수는 총 606만6967주이다.
처음부터 그의 지배력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지금의 지분구조는 옛 AP시스템이 인적분할되면서 만들어졌다. 2016년 10월 AP시스템은 인적분할을 발표했고 2017년 3월 지주회사인 APS홀딩스와 분할신설회사인 AP시스템으로 분리됐다.
정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당시 반도체 장비산업에 눈을 뜨게 됐고 1994년 코닉시스템을 설립하게 됐다. 여러차례에 걸쳐 인수합병(M&A)과 기업 분할을 통해 사세를 키웠다. 2003년 앤콤정보시스템과 합병했고 2007년에는 코닉시스템과 코닉글로리로 분할했다. 2008년에는 아태위성산업과 합병한 뒤 2011년 다시 물적분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의 지분은 큰 폭으로 축소됐다. 2003년 그의 지분율은 20.73%였지만 2016년 3분기말 기준 8.93%까지 떨어졌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다 합쳐도 8.98%에 불과했다. 하지만 AP시스템 인적분할이 지배력 강화 발판이 됐다. 기업 분할을 하게 되면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분할신설회사 지분에 대해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 이과정에서 지분율은 29%대 초반까지 올라왔다. 이후 꾸준한 장내매수로 3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지분을 늘렸다.
여기에 분할 직전에 발행한 RCPS 역시 지배력 강화에 한몫했다는 평이다. 2016년 9월 옛 AP시스템은 RCPS 300만주를 발행했다. 총 600억원 규모였다. 분할 후에는 AP시스템이 해당 지분 160만2388주를 인계했다. 해당 RCPS에는 '우선매수권자 지정권' 조항도 넣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는 발행회사가 발행일로부터 1년째 되는 날의 익일부터 6개월째되는 날까지 발행주식 50%에 해당하는 범위 내에서 상환 청구할 권리였다.
APS홀딩스는 RCPS를 인수했던 아르게스에스지 유한회사, 미래에셋대우(LK메자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1호), 아크사모혼합형일호펀드 등으로부터 각각 48만716주, 12만179주, 20만299주에 대해 권리를 행사했다. 정확히 행사할 수 있는 최대치의 수량이었다. 2017년 12월 APS홀딩스는 총 80만 1194주의 RCPS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세 기관 모두 보통주로 전환해서 남은 RCPS는 전량 APS홀딩스의 몫이 됐다.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시장에 쏟아진 물량은 시장의 몫일 뿐이었다. 시간은 APS홀딩스에 유리해보인다. APS홀딩스는 올해부터 연 2.4% 배당을 받게 되고, 2023년 10월이면 저절로 AP시스템 보통주 지분이 늘어나게 된다.
정 부회장은 기업분할로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이미 높였다. 또 RCPS를 통해 자금조달도 하고 지주회사의 지배력도 높이는 신의 한 수를 뒀다. 7년간의 긴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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