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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업 리포트]정상제이엘에스, 중국까지 진출한 영어교육 콜럼버스①허용석 원장, 연매출 1000억 교육 플랫폼 꽃 피워

서하나 기자공개 2020-05-25 07:45:47

[편집자주]

플랫폼(Platform)이란 본래 기차 정거장을 뜻하는 용어다. 현재는 많은 이용자가 이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모바일 앱, 웹사이트 등을 통칭하는 의미로 더욱 널리 쓰인다. 구글, 애플,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은 이미 일상 곳곳으로 침투한 지 오래다. 방송, 교육,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플랫폼과 배달, 운송 서비스 등으로 삶으로 스며든 각 분야 대표 플랫폼 기업의 현황 및 사업에 대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9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상제이엘에스는 올해 설립 34년 차를 맞은 영어교육 플랫폼이다. 200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창업자인 허용석 원장(사진)이 '종합 영어교육 기관'을 만들겠다는 신념 아래 경영에도 손을 떼고 오로지 '영어교육 프로그램 개발' 외길을 걸었다.

정상제이엘에스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프랜차이즈로 사세를 확장하며 승승장구했다.

영어 교육 업계에선 정상제이엘에스를 콜럼버스라 부른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영어권인 캐나다와 미국에도 브랜치를 만들고 중국 시장까지 진출했다. 현재 회사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 영어교육 시장은 교육열이 높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정상제이엘에스도 중국 성장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치동 1번가에 꽂은 '영어교육' 깃발
허용석 원장.

허용석 원장은 한양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1982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서 엔지니어로 일했지만,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정작 연세대어학당을 다니며 따로 공부했을 만큼 좋아한 관심사는 '외국어 공부'였다. 이후 삼성시계 수출팀에서 일하며 마음껏 영어를 사용하게 되자 그간의 공부와 실무 경험을 살려 영어를 가르쳐보자는 결심을 했다.

1986년 대치동 한복판에 정상어학원을 개원했다. 처음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학원을 열었다. 당시 학원이 일반화되지 않았고 대치동이 사교육 열풍의 중심이란 세간의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88올림픽 이후 조기 외국어 바람이 불면서 수강생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학원으로 데려오기 시작했다.

허용석 원장은 1994년 직접 개발한 어린이 영어 전문 프로그램 'CHESS(Children English Study School)'를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언어습득 과정에 맞춘 콘텐츠와 학습법을 활용해 읽기·듣기·쓰기·말하기 등 총체적 영어 활용 능력을 강화해나가도록 기안됐다. 수강생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수강 신청을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회사가 빠르게 커지면서 허 원장은 2001년부터 창업 동료인 박상하 사장에게 경영활동을 맡기고, 영어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매진했다. 이후 허 원장 손에서 나이대와 학습목적별로 구성된 ACE(American Curriculum based English Studies), V-Group, Vancouver 조기유학·연수 프로그램 등 정상제이엘에스 고유의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정상제이엘에스의 자체 개발 프로그램. 출처 : 정상제이엘에스 홈페이지.

일찍부터 해외 사업도 키웠다. 2003년 캐나다 벤쿠버에 처음으로 직영 어학원을 세우고 2005년에는 조기유학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총 3개의 해외 분원을 운영 중이다. 2006년 말에는 온라인 강의를 전담하는 사이버 제이엘에스를 흡수합병했다.

기업다운 면모를 갖춰가면서 도약의 시점도 다가왔다. 정상제이엘에스는 2007년 12월 통신장비 기업인 우리별텔레콤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우리별텔레콤이 정상제이엘에스로 사명을 변경해 상장한 뒤 다시 정상어학원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었다. 정상제이엘에스는 이듬해 우리별텔레콤 주식 49%를 남기고 나머지 51%(10만2000주)를 44억원에 매각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이었다.

◇'중국'서 제2의 도약 이룰까

정상제이엘에스는 상장 이후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본사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제공해 전국 어느 곳에서도 대치동 본원과 동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2008년 12월 부산 해운대 1호점 개원을 시작으로 1년 새 프랜차이즈를 28호점까지 늘렸고 그로부터 2년 뒤인 2011년 말에는 총 47호점으로 확장됐다. 3월 기준 프랜차이즈는 총 75호점으로 늘었다.

실적은 안정 궤도를 달렸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2009년 정상제이엘에스는 단기차입금을 모두 갚으며 무차입 경영을 선언했다. 2008년 매출 767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은 2009년 매출 935억원, 영업이익 197억원 등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8%에서 21%로 급증했다.

매출 1000억원을 앞에 두고 시련이 찾아왔다. 2011년 정부가 EBS와 수능의 연계 비중을 70%까지 높이는 등 사교육 근절 정책을 발표하면서 대부분 교육업체가 타격을 입었다. 정상제이엘에스 실적도 뒷걸음질을 쳤다. 2011년 940억원이던 매출은 2014년 782억원으로 줄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0억원에서 72억원으로 감소했다.

정상제이엘에스는 게임을 활용한 교육사업,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영어교육 어린이집 운영 등 여러 교육사업에서 기회를 찾았다.

박상하 사장은 "앞으로도 오로지 교육에만 집중할 생각"이라며 "상장을 한 이유도 양질의 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리니지보다 재밌는 '영어교육 게임' 등 앞으로 만들어갈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큰 기회는 '중국'에 있었다. 2014년 중국 공영방송사 CIBN(China International Broadcasting Network)와 계약을 통해 영상 교육 콘텐츠를 중국 내 인터넷 TV 및 IPTV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정상제이엘에스는 유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개발한 '캐러멜트리(Caramel Tree)' '체스쿨(CHESScool)'의 영어학습 영상 및 애니메이션 등 총 600여 편을 중국에 방영했다. 이를 계기로 2016년 4월 100% 자회사 '제이엘에스차이나(JLS CHINA Co., Ltd.)'를 설립해 중국 영어학원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중국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영어교육에 대한 열정이 예전 같지 않은 한국과 달리 중국은 한창 영어 교육열이 달아오르고 있다. 또 '두 자녀 정책' 시행으로 향후 교육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발표에 따르면 두 자녀 정책 시행에 따라 중국 0~6세 조기교육 시장은 2020년 약 17조2000억원(1000억위안)에서 연평균 성장률 17.6%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제이엘에스가 해외에 제공 중인 영어교육 콘텐츠. 출처 : 캐러멜트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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