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기 디지털 애드기업]'퍼스트 무버' 에코마케팅, 커머스시장 문을 열다⑧데일리앤코 성공→글루가 '오호라' 도전, 2016년 후 우리사주에 104만주 무상증여
신상윤 기자공개 2020-06-24 07:30:29
[편집자주]
TV와 신문 등 전통 매체가 장악했던 광고시장은 모바일로 대표되는 온라인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광고주의 관심도 효율적인 광고 집행에 쏠렸고, 이는 빅데이터 등 IT기술로 무장한 플레이어들의 역할을 키웠다. 미디어렙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광고는 검색, 퍼포먼스 마케팅 등 시장을 세분화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더벨은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디지털 광고기업의 경쟁력과 미래 전략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8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마케팅이 '퍼포먼스 마케팅' 문을 열면서 수많은 광고대행사가 뒤를 따랐다. 경쟁이 과열된 광고대행시장에서 '퍼스트 무버' 에코마케팅의 선택을 '패스트 팔로우' 하는 것이다.에코마케팅은 최근 광고대행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단순 광고대행사업의 한계가 있는 만큼 길(사업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에코마케팅은 커머스사업에 진출하며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 대주주가 직원들에게 주식을 무상증여하는 등 인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데일리앤코 '클럭'의 흥행, 글루가 '오호라'로 이어질까
에코마케팅은 2017년 데일리앤코(옛 유리카코스메틱)를 인수했다. 데일리앤코는 화장품 브랜드 '유리카'를 판매하던 회사다. 비디오커머스를 중심으로 D2C 사업을 했다. D2C는 브랜드가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는 커머스다. 최근 동영상 소비가 증가하면서 유튜브 등을 통해 전자상거래로 이뤄지는 비디오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데일리앤코 인수는 동영상 콘텐츠 생산 능력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결합한 시너지 창출을 위한 선택이었다. 미니 마사지기 '클럭(Klug)'이 대표적으로 입증된 모델이다. 데일리앤코가 생산한 클럭은 에코마케팅이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광고 등 마케팅 전반을 총괄했다.
당초 클럭과 유사한 미니 마사지기는 많았다. 그러나 에코마케팅은 자체 보유한 퍼모먼스 마케팅 기법을 적용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이 대표 사례다. 크리에이티브(BJ 등)의 실제 사용 후기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클럭의 특징인 휴대성과 편리성 등을 강조했다.
광고를 접한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 등을 분석해 실제 판매 사이트 접속을 유도,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짰다. 그 결과, 2018년 7월 출시된 클럭은 올해 1분기까지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서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데일리앤코는 클럭에 이어 매트리스 브랜드 '몽제'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에 에코마케팅은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긴 회사로 단번에 성장했다. 지난해(연결 기준) 매출액 1114억원, 영업이익 378억원을 기록했다. 데일리앤코를 인수하기 직전해(2016년) 매출액이 166억원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많이 증가했다.
에코마케팅의 커머스사업 진출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9월 네일 스타트업 '글루가'의 지분 20%를 인수한 것이다. 지분 인수 후 행보는 데일리앤코와 비슷하다. 글루가의 네일 상품인 '오호라(ohora)' 마케팅 전략에 협력하고 있다.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글루가의 매출액은 28억원이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32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도 이뤄냈다.
광고대행업계 관계자는 "에코마케팅의 커머스 진출 성공은 매출 성장의 한계가 불가피한 광고대행사들에 새로운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던져줬다"며 "다만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만으로도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철웅 대표의 인재 철학 가늠자 '아우토반·무상증여'
퍼포먼스 마케팅과 커머스 시장 진출 등 퍼스트 무버 에코마케팅의 색다른 행보 중 하나는 대주주의 주식 무상증여다. 에코마케팅 창업주 김철웅 대표이사의 인재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고 신한은행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광고주 관점에서 마케팅 등을 담당했던 김 대표이사는 광고 성과의 책임이 광고대행사에 없다는 것을 인지했다. 광고가 잘되거나 못되거나 광고주의 책임이란 것이다. 그는 이 부분에서 기회를 발견해 에코마케팅을 창업하게 됐다. 즉, 광고 성과를 관리해주는 광고대행사를 설립한 것이다.
김 대표이사는 퍼포먼스 마케팅 등을 도입하며 에코마케팅을 광고업계 '이단아'로 만들었다. 그는 이를 위해 인재 확보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특히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선 좋은 직원을 키워야 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에코마케팅의 인사 정책은 '아우토반 원칙'으로 알려졌다. 실력을 갖추고 성과를 낸 인재에겐 초고속 승진 기회 등을 제공한다. 독일의 아우토반 고속도로 1차선처럼 실력있는 사람은 먼저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이를 위해 회사는 최적의 업무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매달 '케이스 스터디' 등을 통해 우수 캠페인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성과 노하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에코마케팅도 성과에 따른 보상을 아낌없이 내놓고 있다. 지난달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 16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증여한 것이다. 우리사주조합에 가입된 직원들은 보호예수기간 5년이 지나면 받을 수 있다. 59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무상증자가 첫 행보는 아니다. 2016년 4월 27만5725주를 시작으로 2017년 2월 27만2612주, 2018년 10월 3만7207주, 2019년 6월 30만주 등을 포함해 최근까지 총 104만5544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증자했다. 전체 무상증자 규모는 23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회사가 사람에게 투자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대주주의 무상증여는 회사 입장에선 부담 요소다. 우선 순이익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 현행 회계기준은 종업원에게 제공하는 보상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무상증여로 발생하는 비용은 보호예수기간에 걸쳐 영업비용으로 처리한다.
대주주의 지분이 줄어드는 것도 부담이다. 김 대표이사는 매년 보유 주식을 우리사주에 무상증여하면서 2015년 말 64.8% 수준의 지분율이 지난해 말 50.5%로 줄어든 상황이다. 향후에도 무상증여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지분율 하락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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