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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투자 거론' 中지리차·로스차일드의 인연 [자동차산업 리포트]포드 문전박대 극복한 지략가 역할 '톡톡'…볼보코리아 성장세, 투자실익 적어

김경태 기자공개 2020-06-26 08:43:20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힌드라(Mahindra&Mahindra)가 쌍용자동차의 새로운 투자자 발굴에 나선 가운데 매각주관사로 알려진 삼성증권·로스차일드에도 눈길이 쏠린다.

두 곳은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할 때 자문을 맡았다. 특히 로스차일드는 현재 신규 투자자로 거론되는 중국 지리차(geely)와 인연이 있다. 과거 볼보의 주인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협력했다.

◇리슈푸 창업주의 야심 실현해 준 지략가 집단 '로스차일드'

마힌드라가 쌍용차 투자자 찾기에 돌입한 뒤 중국 지리차가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다. 중국 현지에서도 곧바로 반응했다. 양쉐랑 지리차그룹 부사장은 쌍용차 인수 추진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리차는 '중국의 헨리 포드'로 불리는 리슈푸(李書福) 회장이 창업한 곳이다. 1997년에야 처음으로 승용차 생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가 2010년 북유럽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스웨덴 볼보(Volvo)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리슈푸 회장이 볼보에 관심을 가졌던 때는 2002년이었다. 당시 사내 회의에서 볼보를 인수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당시만 해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아이디어 차원이었다. 하지만 리슈푸 회장의 가슴 한켠에는 볼보의 주인이 되겠다는 야망이 꿈틀거렸다.

그 후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리슈푸 회장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완성차업체들이 고전하는 중에 리슈푸 회장은 포드(Ford)에 볼보를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단번에 무시당했다. 2008년 포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미팅을 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고심하던 리슈푸 회장은 세계적 투자은행 로스차일드(Rothschild)에 도움을 요청했다. 로스차일드는 볼보가 소유한 자산의 평가와 분석, 조정 등의 책임을 맡았다. 또 인수팀을 꾸렸는데 법률은 프레시필드 로펌(Freshfield Law Firm), 재무컨설팅은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eloitte Touche Tohmatsu)가 담당했다.

리슈푸 회장은 2009년 로스차일드 중화권법인 사장과 함께 포드를 다시 찾아갔다. 볼보를 인수하겠다고 밝혔고, 포드의 CEO는 볼보 매각을 결정하면 지리차에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볼보 매각이 본격화된 뒤 중국의 창안차, 베이징차, 체리차 등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지리차가 됐다. 로스차일드가 리슈푸 회장의 지략가로 맹활약했던 셈이다.

◇볼보코리아 성장세, 실익 적다는 평 주류

지리차와 로스차일드가 인연이 있기는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가 되는 데는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지리차가 인수한 볼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내로라하는 완성차업체로 확실한 이점이 존재했지만 쌍용차는 실익이 적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마힌드라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한다고 해서 쌍용차의 정상화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올해 초 마힌드라가 KDB산업은행에 밝혔듯이 3년간 5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금액이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정상화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시장에 선보이는 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과거 상하이차의 '먹튀' 논란 때문에 중국 기업이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소비자들이 긍정적으로 호응할지 회의적인 시선이 있다. 이 경우 추가적인 자금 수혈이 불가피하다.

지리차가 볼보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도 있다. 볼보의 한국법인인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2년 이후 작년까지 매년 매출 성장을 이뤘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했다. 흑자도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차 지분 인수나 유증 참여에 쓸 돈을 볼보에 투입해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편이 낫다고 분석도 있다. 볼보 전시장은 26곳, 서비스센터는 27곳이 있다.

다만 쌍용차의 평택공장을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기존의 판매망을 활용할 여지는 있다.

출처: 볼보코리아, 기준: 별도, 단위: 백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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