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텍, 반도체 검사 분야로 사업 확장 채비 마이크로프랜드 지분 17% 인수, 최대주주 이름 올려…지배력 확대 저울질
김형락 기자공개 2020-07-10 11:40:4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8일 09: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펜서 장비 제조업체 '프로텍'이 반도체 후공정 검사 분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반도체 검사장치 제조업체 마이크로프랜드 지분 17%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인수·합병(M&A)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매출 규모를 키우려는 행보다. 추후 프로텍이 마이크로프랜드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프로텍은 지난 2일 마이크로프랜드 보통주 147만6000주(지분율 13.64%)를 92억원에 인수했다. 마이크로프랜드 기존 최대주주인 임동준 전 대표의 특수관계인이 가지고 있던 지분이다. 임 전 대표 아들 임진환 마이크로프랜드 사내이사와 임 전 대표 손자·손녀 등 8명이 지분을 프로텍에 넘겼다. 마이크로프랜드 공동 창업자인 임 전 대표(6.49%)와 조병호 대표(6.28%)는 지분을 유지했다.
지분 거래 이후 프로텍은 마이크로프랜드 보통주 187만6000주(지분 17.34%)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프로텍은 올해 6월부터 마이크로프랜드 인수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2일까지 마이크로프랜드 보통주 40만주를 자기자금 20억원을 들여 장내매수해 지분 3.7%를 확보해두고 있었다. 특수관계인의 지분 보호예수가 풀려 매각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마이크로프랜드가 코스닥에 상장할 때 최대주주 임 전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자발적으로 보호예수 기간을 연장했다. 규정상 상장 후 6개월이었던 보호예수 기간을 최대주주는 4년, 특수관계인은 3년으로 늘렸다.
마이크로프랜드가 상장한 뒤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걸어둔 조건이었다. 상장 전 마이크로프랜드 지배구조가 다수 주주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임 전 대표 개인 지분은 8%에 불과하고, 특수관계인은 소수 지분을 확보한 여러 친인척으로 구성돼 있었다. 보호예수로 묶여있던 특수관계인 지분은 작년 12월 풀렸다.
프로텍은 디스펜서 장비로 한정된 매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마이크로프랜드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M&A를 통해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치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매출 1798억원 중 95%가 디스펜서 장비를 제조하는 시스템사업 부문(1719억원)에서 발생했다.
프로텍 주력제품은 디스펜서 장비다. 반도체, 전자기기 제조공정에서 제품을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몰딩(Molding) 기능을 수행하는 장비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후공정 작업에 쓰인다. 마이크로프랜드 주요제품은 MEMS 프로브 카드(Probe Card)다. 반도체 전공정이 완료된 웨이퍼에 배열된 칩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검사하는데 사용한다.
프로텍 관계자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 반도체 검사 분야에 진출하는 것보다 기술을 가진 기업을 M&A 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프로텍과 마이크로프랜드는 모두 반도체 후공정 분야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프로텍이 마이크로프랜드 지분을 추가로 확대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프로텍이 마이크로프랜드 실적을 포함해 연결 기준 재무제표를 작성하려면, 마이크로프랜드를 종속회사(지분 50% 초과)로 편입해야 한다. 현재 프로텍은 마이크로프랜드 지분을 17%가량 가지고 있어 투자 주식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올해 말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임동준 전 대표 지분 움직임에 눈길이 쏠린다. 마이크로프랜드는 조 대표가 경영 주도권을 쥐고 있다. 2004년 설립 이후 조 대표가 기술, 사업, 재무관리 등 실질적인 경영 활동을 책임지고 있다. 임 전 대표는 경영 일선에 나서기보다는 주로 이사회 임원으로 경영 자문을 담당했다.
프로텍이 가진 현금은 두둑하다. 프로텍은 지금까지 차입금 없이 잉여자금 112억원로 마이크로프랜드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 1분기까지 쌓아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713억원을 활용했다.
프로텍은 마이크로프랜드 지분인수을 목적을 '경영참가'라고 밝혔다. 당분간 마이크로프랜드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고, 조 대표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프로텍 관계자는 "마이크로프랜드 추가 지분 확보 계획은 전략적인 부분이라 지금 밝힐 수 없다"며 "임동준 전 대표 지분이 보호예수가 풀린 뒤 매수할지는 유동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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