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을 움직이는 사람들]'개척자' 김형석 전무, 미래 신사업 추진 선봉장⑦허인철 부회장과 ‘이마트’ 인연…4대 신사업 진두지휘
박규석 기자공개 2020-08-26 08:26:22
[편집자주]
‘초코파이 정(情)’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과업체로 우뚝 선 업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오리온그룹이다. 1956년 설립돼 창립 64주년을 자랑하는 오리온그룹은 현재 오너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 원칙으로 외부 수혈도 마다치 않는 모습이다. 허인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오리온그룹을 이끄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09: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그룹은 현재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4대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대 신사업은 디저트와 간편대용식, 생수, 건강기능식으로 나뉜다. 제과의 한계를 넘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4대 신사업은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역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인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오리온의 모든 신사업은 ‘신규사업팀’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고 있으며 허 부회장과 같은 이마트 출신인 김형석 전무가 수장으로 있다.
1963년 생인 김 전무는 동성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했다. 이후 이마트 상품매입총괄 부장과 이마트 인력계발팀장,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 오리온 신규사업팀 상무 등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이마트서 인정받은 '마케팅' 역량
'이마트맨'이었던 김 전무가 오리온으로 넘어온 데는 허 부회장과의 인연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2012년 허 부회장이 이마트 대표이사로 오면서 김 전무를 마케팅담당 상무에 앉혔다. 이때 허 부회장은 김 전무가 보여준 대내외적인 마케팅전략을 높이 평가했고 이를 토대로 오리온에서도 신규 사업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무가 마케팅 임원으로 있던 2012년은 대형마트 간의 ‘반값 전쟁’이 확대되던 시기였다. 국내 대형마트들이 반값 상품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를 사로잡을 마케팅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었다.
김 전무는 이 같은 상황에서 고객의 가격 만족도와 품질, 신뢰 등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전개했다. 브랜드보다는 상품 간의 품질과 가격을 철저하게 분석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그는 유통업계의 오랜 마케팅 관행이었던 ‘미끼상품’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품절제로 보증제'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김 전무의 마케팅 전략은 이마트에 대한 소비자 신뢰로 이어져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수·간편대용식 론칭 성공의 주역
오리온에서 김 전무는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오리온의 미래가 달린 신규사업팀 수장으로서 허 부회장을 보좌해 4대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4대 신사업의 계획 수립과 진행, 론칭 등 사업에 필요한 모든 부문에 직접 관여하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간편대용식과 생수 사업은 현재 성공적으로 론칭까지 마무리된 상태다.
김 전무는 간편대용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와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오리온 제주용암수 사업을 총괄했다. 두 브랜드 모두 제품의 디자인과 맛, 품질 등에 집중하며 차별화된 제품 출시에 만전을 기했다.
제주용암수 사업의 경우 오리온이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도 진출하고 있어 국내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제주용암수 브랜드 론칭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만은 아니었다.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를 두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허 부회장은 김 전무를 제주용암수 사업을 담당하는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로 선임했다. 미래 먹거리 사업의 중추나 마찬가지인 생수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김 전무는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와 관련한 제주도와의 협상에 자신의 역량을 집중시켰다. 한때 제주도에서 ‘용암해수 공급 중단’ 카드까지 꺼내기도 했지만 김 전무의 활약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이후로도 그는 제주도와 끊임없이 소통했다. 그 결과 오리온은 올해 5월 제주도와 ‘상생 협약 및 용암해수에 대한 원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생수 갈등 사태를 마무리했다. 당시 협약으로 제주용암수는 현재 국내 온·오프라인 매장 판매가 가능한 상태다.
마켓오 네이처 브랜드 론칭 역시 김 전무의 활약이 컸다. 마켓오 네이처는 농협경제지주(이하 농협지주)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2016년 9월 오리온과 농협지주는 합작법인인 오리온농협에 622억원을 투자했다. 마켓오 네이처는 간편대용식 사업의 포문을 연 사업으로 오는 2023년까지 연 매출 1000억원의 메가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김 전무는 현재 오리온에서 추진 중인 4대 신사업을 비롯 다양한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는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 사업 등의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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