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관리업 리포트]HDC아이서비스의 '결이 다른' 영업 전략외부 고객 매출 70% 육박…밸류애드 '디벨로퍼' 신사업 추진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0-09-10 08:17:42
[편집자주]
건물관리(FM·Facility Management)는 대중에게 생소한 사업이다. 하지만 다수의 직장인이 일상을 보내는 오피스·공장과 여가 활동을 위한 쇼핑몰·휴양시설 등에서 건물관리업체의 서비스가 빠진다면 그 공간은 무용지물이 된다. 그룹 물량을 기반삼아 탄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대기업 계열 건물관리 업체를 중심으로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8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 소속의 HDC아이서비스는 여느 대기업 계열 건물관리 업체과는 다른 사업 전략을 택했다. 오래 전부터 외부 고객 확대를 강조하며 자체 경쟁력을 키워왔다. 오피스, 호텔, 병원 등 개별 현장에 어울리는 건물관리 서비스를 제안하며 고객사를 늘렸다.HDC아이서비스는 건물관리 외에 조경·인테리어도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며 다각화를 꾀하기도 했다. HDC아이서비스는 앞으로 빌딩을 매입한 뒤 개발해 가치를 더하는 디벨로퍼로서 활동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8일 회사 측에 따르면 HDC아이서비스는 외부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의 70% 수준에 달한다. HDC아이서비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171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약 1200억원이 외부 고객에게서 발생한 셈이다. 대기업 계열 건물관리 업체의 매출 절반 이상이 그룹 오피스·공장 물량 등에서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자생력을 갖춘 모습이다.
자체 경쟁력 덕분에 건물관리 수주를 늘리며 연간 실적도 지속 성장하는 흐름이다. 지난해 매출 3644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2015년 매출 2000억원, 2018년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매년 수익성이 개선되는 흐름도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였다.
HDC그룹이 보유한 자산이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에 그룹 의존도를 낮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HDC아이서비스가 관리하는 계열사 물량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용산 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이 대표적이다.
계열사 외 건물관리 실적은 병원과 호텔 등에서 주로 나왔다. HDC아이서비스는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건국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등의 대학병원에서 미화관리 사업을 맡고 있다. 호텔의 경우 신라호텔, 파크하얏트 서울·부산, 그랜드하얏트호텔, 아난티펜트하우스 등이 주요 실적이다.
HDC아이서비스는 건물관리 조직을 오피스, 병원, 호텔 등으로 나눠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건물 특성에 맞는 제안을 한 덕에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HDC아이서비스의 이런 전략은 모회사인 HDC가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HDC는 회사 지분 56.56%를 가지고 있다. HDC아이서비스 관계자는 "그룹 방침에 따라 외부 수주를 늘려 자생력을 키우고자 했다"고 말했다.
HDC아이서비스는 1992년 FMK(퍼실리티매니지먼트코리아)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회사다. FMK는 미국 최대 규모의 청소용역회사 서비스마스터(Servicemaster)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 대형건물을 관리해왔다. 1999년 현대산업개발이 FMK 경영권을 약 80억원에 인수하며 그룹사로 편입됐고 이듬해 아이서비스로 상호를 바꿨다.
건물관리업계에서는 HDC아이서비스가 애당초 그룹 품에서 시작한 회사가 아니다보니 외부 영업에 강점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30년에 가까운 업력을 기록한 것도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HDC아이서비스는 건물관리와 접점이 많은 인테리어와 조경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HDC아이서비스는 2005년 실내 인테리어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2010년에 조경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건설계약 실적은 조경 부문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조경사업 계약잔액은 334억원으로 2017년부터 3년 연속 3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짓는 아이파크(IPARK) 조경 공사를 수주한 것이 매출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
HDC아이서비스는 향후 빌딩 전문 디벨로퍼로서 신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차례 아픔이 있기도 했다. HDC아이서비스는 2018년 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 했으나 당시 대다수의 기관투자자가 공모 희망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공모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노후 빌딩을 매입해 개발하려 했지만 공모가 무산되며 계획 이행이 쉽지 않았다.
지난해 'HDC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라는 지분 100% 종속기업을 세우며 디벨로퍼 변신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HDC자산운용과 협업해 매입한 인천 부평구 소재 동부빌딩을 리모델링해 가치를 높혀 매각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
- 항공기 금융 부메랑?…한화증권, IB 적자 폭 커졌다
- [2024 이사회 평가]수익성 '탄탄한' NICE평가정보, 이사회 구성은 '미흡'
- [DB금투 밸류업 점검]'승계 마친' 김남호 회장, 남은 건 '자회사' 밸류업?
- [2024 이사회 평가] 쏘카, 구성은 좋은데…영업적자 '아쉽네'
- [2024 이사회 평가]'점수 낮은' 이오테크닉스, 경영성과만 웃었다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한국물 발행사 '예의주시'…"금리 우려 크지 않다"
- [DB금투 밸류업 점검]자회사 DB운용, '규모의 경제'로 성장 노린다
- [Red & Blue]수익성 개선 레뷰코퍼레이션, 공모가 회복 '다왔다'
- [CFO 워치]신한증권, ETF 손실에 회사채 연기…1년물 CP로 '투심 탐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