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관리업 리포트]MRO 떼어낸 S&I코퍼레이션, '기술' 특화 관리 전략전체 매출 비중 10%서 36% '급상승', 로봇 활용 계획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0-09-08 10:12:14
[편집자주]
건물관리(FM·Facility Management)는 대중에게 생소한 사업이다. 하지만 다수의 직장인이 일상을 보내는 오피스·공장과 여가 활동을 위한 쇼핑몰·휴양시설 등에서 건물관리업체의 서비스가 빠진다면 그 공간은 무용지물이 된다. 그룹 물량을 기반삼아 탄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대기업 계열 건물관리 업체를 중심으로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4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앤아이(S&I)코퍼레이션은 지난해 MRO(소모성자재구매)사업을 떼어내 매각했다. 이제 LG그룹 계열사 공장과 오피스 공사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4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건물관리 사업에서도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건물관리에서 거두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에 가까운 수준으로 높아졌다.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IT 기술 강화로 관리 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2014년 국내 건물관리업계 최초로 원격 관리 솔루션을 도입하며 강조한 기술 특화 전략은 향후 로봇 도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올해 상반기 건물관리 사업에서 27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71억원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10% 가량 줄어든 수치다.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은 별도로 공시하지 않는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2년 사이 급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 건물관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한다. 2018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10% 수준을 유지하던 사업이지만 지난해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MRO사업을 분리한 후부터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건물관리 사업은 전체 매출 중 25%를 차지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지난해 2월 어피티니에쿼티파트너스에 서브원 지분 60.1%를 약 6000억원에 매각했다. 어피니티에 매각한 서브원은 2018년 12월 MRO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법인이다. 존속법인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서브원을 떼어낸 후 새로 단 사명이다.
매각된 MRO사업부는 연간 4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던 사업부였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MRO사업부를 분리하기 전이던 2018년 매출이 7조원 규모였으니 전체 매출의 60%에 가까운 수치가 구매 관련 사업에서 나왔던 셈이다. MRO사업부 분할 후 외형도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2조4008억원으로 줄었다. 2018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다.
MRO사업이 빠지자 1975년부터 시작한 건물관리 사업이 빈자리를 채우는 모양새다. 건설·건물관리·레져사업(곤지암리조트)을 영위하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소개 자료를 통해 'LG그룹의 공간 전문 서비스 기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공간 관련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건물관리는 잘 알려진 사업은 아니지만 우수한 전망을 자랑한다. 일본 건설성이 상업용 건축물의 내용연수를 50년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건물의 생애주기비용에서 건축비보다 운영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다. 생애주기비용 중 건설에 16%, 운영관리에 83%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물주도 효율적 관리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이런 건물주의 수요에 기술로 대응하고 있다. 상주인력을 중심으로 건물을 관리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적은 인력으로도 관리를 가능하게 만든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2017년 원격관제솔루션 서비스 브랜드 '엣스퍼트'를 선보이며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원격관리 사례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TL(Technology & Learning)센터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40억원을 투자한 이 공간을 2017년 개장했다. TL센터에는 고객사 건물을 통합해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있다. 이 곳에서 고객사 건물과 매장의 전기·가스·공조 시설을 감시하고 제어한다.
TL센터에는 별도 교육 기관도 갖추고 있다. 초고층, 초대형, 첨단화를 중심으로 건물관리 트렌드가 바뀜에 따라 안전하고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실습과 체험이 센터에서 실시된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안전보건공단에서 인증한 시설로 다른 회사에서도 FM 교육 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향후 건물관리에 로봇을 도입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아직 계획이 구체화된 단계는 아지만 LG그룹 계열사와 손잡고 로봇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LG전자 클로이(Cloi) 로봇이 이미 안내로봇, 청소로봇 등으로 쓰이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자체 보유 부동산을 통해 호텔 사업과 공유 오피스 사업 등으로 건물관리 사업을 다방면으로 키우고 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투자해 단독으로 시공까지 맡은 마곡호텔은 현재 '코트야드 서울 보타닉파크'라는 이름으로 2018년 개장해 운영 중이다.
공유 오피스 또한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소유하고 있는 도곡동 강남빌딩에 '플래그원' 브랜드로 조성돼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빈 공간으로 이곳을 남겨두는 대신 공유 오피스를 만들어 공실을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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