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의 인재 경영, '루크 동커볼케'의 귀환 그룹 CCO 직책 신설해 임명, '럭셔리 브랜드' 도약 의지
김경태 기자공개 2020-11-04 08:24:18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첫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루크 동커볼케(Luc Donckerwolke) 부사장이 신설 직책에 임명되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디자인을 통한 브랜드 가치 향상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핵심 인재는 놓치지 않는다는 정 회장의 '인재 경영' 철학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현대자동차그룹은 2일 디자인 기반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할 'CCO(Chief Creative Officer)'를 신설하고 담당 임원에 동커볼케 부사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디자인'으로 이름을 새긴 인물이다. 1990년 푸조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 뒤 아우디, 람보르기니, 세아트, 벤틀리에서 일한 '럭셔리 브랜드' 전문가다. 무르시엘라고, 가야르도, 플라잉스퍼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는 2015년 11월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으로 합류했다. 정 회장은 기아차 사장을 맡던 시기부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인재 영입에 나섰는데 동커볼케 부사장 역시 현대차그룹의 제안을 수락하고 둥지를 틀었다.
2018년 10월부터는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며 차세대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개발했다. 그가 재임하는 동안 출시된 차들은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iF, 레드닷, IDEA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그 후 디자인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던 올해 4월 일신상의 사유로 현대차그룹을 떠났다. 외신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 구성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한다"며 고별사를 남겼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의 문제나 건강 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전해진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고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했고,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복귀 제안을 받고 화려하게 컴백하게 됐다.
정 회장이 지난달 중순 회장에 취임한 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주시했다. 향후 정 회장 체제의 경영 방향을 전망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정 회장의 브랜드 가치 개선 목표를 재확인 했다는 평가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앞으로 CCO로서 유럽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앞둔 제네시스 브랜드와 현대차의 첫 전기차 전용 아이오닉, 수소전기트럭과 같은 친환경 모빌리티 등의 디자인 관련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의 디자인에 대한 선행 연구, 유명 디자이너 및 관련 분야 석학과의 교류도 모색하는 등 디자인을 화두로 한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동커볼케 부사장의 복귀는 정 회장의 '인재 경영'을 보여준 것으로도 풀이된다. 국적을 불문하고 핵심 인재는 놓치지 않는다는 의지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국내외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한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바 있다. 닛산 출신 호세 무뇨스 사장을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다임러 출신의 마틴 자일링어 부사장을 상용개발담당, PSA 출신의 알렌 라포소 부사장을 파워트레인 담당에 각각 선임됐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창의성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맡아 현대차그룹과 다시 한번 함께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디자인 부문과 협력해 기술적으로 역동적이면서도 고객 지향적인 현대차그룹 브랜드의 디자인 다양성과 풍부함을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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