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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마지막 등기임원 현대모비스도 '마침표' 임기 1년 남기고 3월 정기주총서 사임 예정...1977년 현대정공 설립 후 이사회 지속 참여

김경태 기자공개 2021-02-23 11:32:21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1일 15: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사진)이 현대모비스 등기임원에서 물러난다. 그는 2000년대 후반부터 점차 계열사 이사회 구성원 지위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 모든 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사임하게 된다.

이번 사내이사 퇴임은 이전과 다른 점을 남겼다. 다른 곳은 임기 만료로 물러났지만 현대모비스에서는 임기가 1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의 체제를 가속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앞으로 정 명예회장은 주요 경영 현안에 조언하는 등 명예회장으로서 역할은 지속할 전망이다.

◇정 명예회장의 자동차사업 승계 '정당성' 만든 현대모비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를 글로벌기업의 반열에 올려 놓은 주역이지만 그가 처음부터 현대차를 이끌었던 건 아니다. 고 아산 정주영 창업주의 동생이자 '포니 정'으로 불리는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현 HDC) 명예회장이 현대차의 대표이사였다. 그의 아들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현대차의 경영진이었다. 고 정세영 회장 부자(父子)는 현대차를 경영하기를 원했지만 아산의 뜻에 따라 정 명예회장이 현대차를 이끌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정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의 자동차사업을 물려 받는 '정당성'을 부여한 계열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현대모비스를 통해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점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은 1970년 현대차 서울사업소 부품과 과장으로 경력을 시작하면서 자동차사업에 관여했다. 1974년부터 현대자동차써비스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정 명예회장은 1975년말 현대차 울산공장 한편에서 포니에 장착될 휠(Wheel·차륜)을 만들며 자동차 부품 제조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3월초 울산 매암동 일대 황무지와 갈대밭 7만2000여㎡(2만2000평) 부지에 휠 생산, 군용차 재생 등을 위한 공장 신축에 착수했다. 현대모비스의 모태가 된 매암동 공장이다. 그는 현장에서 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면 공사 진행을 챙겼다.

1977년6월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이 설립됐다. 당시 현대차써비스로부터 부품사업 전부를 양도받았고 휠뿐 아니라 범퍼류와 필터류 등 기타 부품으로 생산 품목을 점차 늘리며 자동차 부품사의 면모를 갖췄다. 정 명예회장은 설립 초기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를 통해 완성차를 만들기도 했다. 애초 독자모델을 개발하려다 미쓰비시와 제휴를 해 파제로를 라이센스 생산하기로 했다. 1991년9월 갤로퍼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당시 현대그룹에서 '완성차 사업은 정세영의 몫'이라는 불문율을 깼다.

성과도 컸다. 당시 국내에서는 쌍용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만 4륜구동을 생산하던 때였다. 갤로퍼는 출시한 1991년에 약 3개월 동안 3000여대 판매했다. 이듬해 2만4000여대를 판매하며 국내 4륜구동 시장의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시장을 장악했다.

◇계열사 중 가장 늦게 등기임원 퇴임, 임기 1년 남기고 물러나

정 명예회장은 1998년12월 현대·기아차 회장으로 취임했다. 2000년9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현대자동차 등 10개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그 후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등기임원으로 있던 곳은 현대모비스 외에 현대차, 기아,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파워텍이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이사회 구성원 지위를 내려 놓은 곳은 기아다. 2009년3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아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에서 자연스럽게 물러났다.

그 다음으로 물러난 곳은 현대제철이다. 2014년3월 임기가 끝나며 등기임원에서 퇴임했다. 당시 현대제철은 "정몽구 회장이 제3고로 완성,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함에 따라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4년 뒤에는 현대건설의 등기임원 지위를 내려놨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현대건설을 인수했다. 정 명예회장은 2012년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현대건설의 이사회에 참여해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했다. 2018년3월 임기가 끝나며 물러났다.

정 명예회장은 변속기를 제조하는 그룹 부품사 현대파워텍의 이사회 구성원이기도 했다. 2012년4월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그 뒤 2019년1월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합쳐졌고 합병 법인의 등기임원이 되지 않았다.

현대차의 경우 작년 3월에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모두 내려놓으면서 오너 3세인 정 회장 체제가 본격화됐고 정 명예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계열사로는 현대모비스가 유일하게 남았다.

이번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사임이 이전의 다른 계열사 경우와 다른 점은 정 명예회장의 임기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정공이 2000년 이름을 현대모비스로 바꾼 후로도 지속적으로 현대모비스 이사회에 참여했고 등기임원 중임을 거듭했다. 2019년3월 중임해 내년 3월이 임기 만료였다.

다만 정 명예회장이 임기를 남겨 놓고 이른 퇴임을 할 조짐이 있기는 했다. 그는 작년 10월 정 회장이 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하던 것과 맞물려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임기를 남겨 놓고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나기로 한 것도 정 회장 체제를 가속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 명예회장은 작년 현대차 등기임원에서 사임한 뒤에도 미등기임원으로 적을 두고 명예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역시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큰 상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이 미등기임원을 유지할지는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며 "주요 경영 현안 등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고, 조언을 하는 역할은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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