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버로지텍, 적자 지속…IPO 멀어지나 [IPO 기업분석]모회사 유수홀딩스 대규모 영업손실 배경…코로나19로 수주 지연
이경주 기자공개 2021-02-26 13:26:51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4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IT솔루션 전문기업 싸이버로지텍이 지난해에도 적잖은 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워 올해도 기업공개(IPO)가 불투명하다.올 연말로 예상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도래해야 영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2년째 지연되고 있는 대형수주 성사가 IPO 재추진을 위한 트리거다. 싸이버로지텍은 세계 최정상급 해운사 IT솔루션 수주를 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수홀딩스 작년 150억 영업손실…싸이버로지텍 원인
싸이버로지텍 모회사 유수홀딩스는 최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348억원, 영업손실 1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3661억원)에 비해 8.5% 줄고, 영업손실은 전년(78억원)보다 90.9% 늘었다.
영업손실 확대 배경은 핵심 자회사 ‘싸이버로지텍’이다. 유수홀딩스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종속회사 싸이버로지텍의 신규 수주 감소와 구조조정 관련 비용 발생 탓”이라고 설명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4억원 손실에서 632억원 흑자로 돌아섰는데 사옥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 덕이다.
싸이버로지텍은 비상장사라 아직 작년 연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전년 규모 이상의 연간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적자였다. 본사업과 신사업에서 모두 고전했다.
유수홀딩스 분기보고서(2020년 3분기)에 따르면 싸이버로지텍 한국법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19억원에 순손실 44억원을 기록했다. 한국법인은 본사업인 IT솔루션을 개발 공급한다. 세계1 지위다. 컨테이너 솔루션 점유율은 글로벌 12%, 국내는 33%다. 터미널 솔루션 점유율은 글로벌 13%, 국내 50%다.
손발 역할을 하는 싸이버로지텍의 해외 7개 종속법인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52억원에 순손실 26억원을 냈다. 같은 기간 싸이버로지텍 연결기준 전체 순손실은 71억원으로 추정된다.
해외법인 중 신사업을 담당하는 로지스나인(Logis 9) 손실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 21억원을 냈다. 로지스나인은 싸이버로지택이 해운을 넘어 육상운송 솔루션 시장 진출을 위해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약 9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로지스나인은 오퍼스나인(OPUS9)이라는 B2B 육상운송 중계 플랫폼을 운영한다. 화주(화물 주인)와 물건 수취를 원하는 고객을 PC웹이나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세계 최대 육상운송 시장인 미국이 첫 타깃이었다.
코로나19로 해운시장 물동량과 함께 IT솔루션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대면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신규수주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배경이다. 고객사에 IT솔루션을 공급하려면 우선 고객사 물류시스템에 대한 정밀한 현장실사를 수개월간 선행해야 한다. 이후 맞춤형 IT솔루션을 개발하는 것도 고객사와 협의가 필요하다.
◇대형수주 여전한 기대감…1위 잡으면 2~5위도 따라와
다만 싸이버로지텍에 대한 성장 기대감은 여전하다. 2019년부터 글로벌 최정상급 해운사와 IT솔루션 도입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협상대상을 세계 해운 1위 덴마크 머스크로 추정하고 있다.
최정상급 해운사는 물동량이 큰 만큼 IT솔루션 도입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보다 크다. 업계 관계자는 “IT솔루션을 도입하면 물류시스템 관련비용이 직전보다 5분의 1로 줄어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해운사들이 적극 검토했던 것”이라며 “한 곳이 이 같은 이점을 누리면 다른 경쟁 해운사들은 원가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에 도미노 도입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 초 코로나19 펜데믹이 터지면서 협상이 중단 됐다. 올 연말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 업계에선 대형수주 성공시 연간 2000억~3000억원 규모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싸이버로지텍은 2017년에도 세계 6위권 해운사인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를 고객사로 유치하면서 계단형 성장을 이뤘다. 2017년 매출이 1884억원으로 전년(1101억원)에 비해 7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34억원에서 465억원으로 300억원 이상 늘었다.
대형수주 성사가 IPO 관건이 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순손실을 지속했기 때문에 올해 IPO는 불투명하다”며 “우선 지연됐던 대형수주를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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