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협력설 현대차, 자율주행 핵심 '모셔널' 굳건 알파벳 자회사 '웨이모'와 경쟁구도…과거 차량 서비스 일부 협업 사례 존재
김경태 기자공개 2021-04-07 11:20:5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5일 17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메카(MECA: Mobility·Electrification·Connectivity·Autonomous) 기반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외부기업과 협력하고 자체 기술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주 구글과 자율주행(Autonomous) 분야에서 협력설이 불거진 뒤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배경에는 그간 진행해온 글로벌 투자와 협업이 거론된다.◇미국·이스라엘·중국 등 세계 각지 기업 투자, 앱티브 합작사에 2조4000억 투자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대비를 위해 세계 각지의 기업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했다.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던 2018년부터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18년에 자율주행과 관련해 투자한 곳으로는 이스라엘 알레그로(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기술), 한국 스트라드비젼(딥러닝 카메라영상 인식기술), 미국의 옵시디언(열화상 센서) 및 퍼셉티브 오토마타(인간 행동 예측 인공지능 기술)가 있다.
이듬해에는 중국 딥글린트(인공지능 활용 영상 인식), 미국 오로라(자율주행 기술 개발), 러시아 얀덱스(로보택시 사업), 미국 포니.ai(자율주행 승차공유 서비스)에 투자했다.

작년에는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설립에 나섰다. 앱티브는 세계적 자동차부품사 델파이에서 2017년 12월 분사한 차량용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자율주행 기술력에서 세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는 2015년 최초로 완전자율주행차 미 대륙 횡단을 했다. 이듬해에는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의 로보택시 시범사업을 했다. 2018년부터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일반인 대상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3개사를 투자 주체로 내세워 2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그룹 역사상 최대 해외 지분 투자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은 각각 26%, 14%, 10%다. 나머지 50%는 앱티브 측이 가졌다.
현대차는 투자 당시 단순히 합작사를 만드는 것을 넘어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김·장법률사무소 등 자문사를 통해 지적재산권과 연구 인력이 모셔널로 이전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경영에도 직접 참여한다. 모셔널의 경영진 중 최고전략책임자(CSO·Chief Strategy Officer)는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이다.
자율주행 분야의 개척자로 불리는 인재들도 참여해 그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칼 이아그네마(Karl Iagnemma), 수석과학자는 에밀리오 프라졸리(Emilio Frazzoli)다.
이 둘은 MIT에서 분사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누토노미(nuTonomy)'를 창업한 뒤 자동차부품사 델파이에 4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즉 현재의 앱티브 자율주행사업의 역사를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모셔널 투자 당시 앞으로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고도자율주행인 레벨4(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작년부터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2022년에 로보택시와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과 지원 기술을 공급할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구글, 각각 모셔널·웨이모 통해 자율주행사업…과거 일부 협업 존재
미국의 IT 공룡인 구글·아마존·애플·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자율주행사업에 발을 담갔다. 이 중 구글(Google)은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이 소유한 웨이모(Waymo)를 통해 자율주행사업을 하고 있다. 이 곳은 2009년 구글의 X Lab 산하 실험 프로젝트로 시작해 2016년에 독립된 기업이 됐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웨이모가 자율주행·로보택시와 관련해 가장 앞서는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한다. 작년초 웨이모는 회사가 설립된 이래 공공도로에서 2000만마일 이상의 주행 테스트를 했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완성차업체와 협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르노-닛산, 볼보,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다임러 트럭 등과 손잡았다.
웨이모와 현대차그룹·앱티브의 모셔널은 자율주행 분야에 있어 경쟁사로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구글과 자율주행사업에서 손을 잡는다면 기술력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중복 투자이자 모셔널의 지위가 애매해질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자율주행은 축적한 데이터가 핵심인데 이를 경쟁사에 제공하기도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셔널을 통한 사업은 최근에도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다. 작년 12월16일(현지 시각) 미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미국 주요 지역에서 2023년 개시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현대차의 미래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로보택시를 리프트의 공유 서비스망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할 계획을 세웠다.
이어 모셔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아이오닉5를 차세대 로보택시 차량 플랫폼으로 선정했다고 공개했다. 모셔널은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세계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현차와 자동차 혁신 선두업체인 앱티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탄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최근에도 자율주행사업을 모셔널을 통해 추진한다는 뜻을 재확인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자율주행 기술력과 상용화 시점에 관한 임직원의 질의에 모셔널의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모셔널이 이번에 네바다에서 레벨4 인증을 받았는데 그것은 캘리포니아가 아닌 네바다에서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무인테스트도 진행이 될 것이고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일을 경쟁사보다 더 많이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용화는 2023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셔널 합작에 참여한 현대모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달 1일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장기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공개하면서 가진 애널리스트 대상 질의응답에서 자율주행 분야에 관한 질의응답에서 모셔널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모셔널이 자율주행 시스템과 소프트웨어(SW) 모두 개발 중이며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과 관련해 모셔널 외 언급한 곳은 2019년 투자한 러시아 얀덱스다. 기술·사업 제휴로 레벨4 자율주행 로봇택시를 개발하고 있고 사업 모델 구체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라 밝혔다.
이때문에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관련 전문가 사이에서도 구글과의 자율주행분야에서의 협업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존재한다.
다만 현대차는 과거 구글과 차량 내 서비스에 관해 협력한 적이 있다. 현대차는 2018년7월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위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국내 최초로 판매 중인 전 차종에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아는 작년6월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자동차 취급 설명서인 '기아 오너스 매뉴얼 앱(KIA Owner’s Manual App)'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앱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차량 내부를 비추면 해당 기능의 명칭과 핵심 작동법을 동영상으로 상세히 설명해 주는 고객 편의 어플리케이션이다.
향후 차량용 운영체제(OS)의 중요성,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합종연횡 등을 고려할 때 차량 안 고객에 제공할 서비스에 관한 분야에서의 협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현대차가 그간 자율주행과 관련해 축적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경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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