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니터/VC 인식조사]적극 대응 나선 대형사, 투자 '선봉'에 선다②5000억 이상 자산 운용 '투자 여력'···내부 지침 마련에도 적극 행보
이명관 기자공개 2021-05-21 08:04:19
[편집자주]
코로나19 이후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더욱 견고히 만들기 위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ESG가 기업 경영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전략적 투자자(SI)는 물론 재무적 투자자(FI)에게도 ESG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LP로부터 펀딩을 받는 과정에서 ESG 투자가 의무사항으로 포함되기도 한다.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VC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VC에게 ESG가 적합한 투자 영역으로 볼 수 있을까. 더벨이 VC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8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벤처캐피탈(VC)도 이 분야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선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대형 VC다. ESG 관련 조직을 세팅하고 투자처 물색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5000억원 이상의 운용자산을 굴리면서 쌓은 경험을 밑바탕으로 삼을 심산이다.더벨이 진행한 ESG 인식도 조사는 총 34곳의 운용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대체적으로 비슷한 응답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인식 차이는 대응 전략에서 눈에 띄게 나타났다. 운용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5000억원 이상을 대형사로 분류했다. 설문에 응한 VC 중 대형사는 15곳이다.
'ESG 평가와 관련한 인력 및 조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형 VC의 경우 현재 조직이 세팅돼 있거나 혹은 조직과 인력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답변한 응답자의 비율이 60%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 VC는 조직이 세팅돼 있는 곳은 없었고 관련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과반을 넘어선 53%를 기록했다.
ESG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VC와 달리 중소형 VC는 아직 관련 투자에 적극 나서기보다 지켜보자는 입장이 대세인 것으로 짐작된다. 반대로 대형 VC는 중소형 VC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적극 ESG 투자에 나서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대형 VC는 펀드 운용에 대한 노하우가 상당히 축적돼 있는 만큼 ESG 관련 투자에 나설 여력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를 다수 운용 중이다 보니 중소형사와 달리 ESG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편이다.
설문에 참여한 VC업계 한 관계자는 "ESG에 대한 검증이 마무리되지 않아 성공적인 투자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형 펀드의 경우 중소형 펀드와 달리 여유롭게 운용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형 VC는 ESG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의사를 내비쳤다. 'ESG 관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4%가 확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맞물려 실제로 ESG에 대한 투자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설문에 응한 대형 VC 중 'ESG와 관련된 운용사 내부 투자지침이 마련돼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기준이 마련돼 있다고 답한 운용사는 13.3%에 그쳤다. 대신 별도 지침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운용사는 무려 73%에 달했다. 별다른 대책 마련 계획이 없다는 운용사는 13.3%에 불과했다. 설문 결과를 토대로 볼 때 대형 VC 대부분이 ESG 투자 확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실 문서화된 지침은 없지만 ESG를 고려해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투자기업 선정 과정에서 ESG 관련 요소를 고려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전원이 고려해 평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27%가 '별도의 평가기준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73%가 '별도의 기준은 없으나 주관적으로 ESG를 고려해 평가를 진행한다'고 답했다.
VC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투자기업 선정 과정에서 ESG도 평가 요소 중 하나"라며 "다만 아직 체계화가 안됐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몇 대형 하우스는 실제 ESG 관련 투자를 통해 나름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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