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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분석]현대重지주, 지배구조 '빈틈'은④소유·경영 구조에 '책임경영론' 리스크 가능성, 대표-의장 겸직도 여전

박기수 기자공개 2021-05-25 08: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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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지주회사 설립과 전환이 허용된 후 지주회사 체제는 재계의 '표준'이 됐다. 제도 시행 후 20여 년이 흐르며 각 그룹의 지주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룹의 얼굴인 지주사의 현주소를 더벨이 취재했다. 각 그룹에서 지주사가 차지하는 의미와 지주사의 현금 창출구를 비롯해, 경영 전략, 맨파워, 주요 이슈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1일 09: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있는 구조일까. 완전히 분리돼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완벽히 분리되지 않았다고 보기에도 애매한 구조다. 다만 수많은 국내·외 ESG 평가 기관이 '모범 규준'으로 삼고 있는 지배구조와는 몇 가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맞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분 26.6%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장남 정기선 부사장은 지분율 5.26%를 보유 중이다. 이 두 인물이 주요 주주다. 나머지 아산재단 등 특수관계인들을 포함한 전체 지분율은 34.34%다.

정 이사장은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재단을 제외한 그룹내 계열사 그 어떤 곳에도 직함이 없다. 반면 정기선 부사장은 적극적으로 그룹 경영에 나서고 있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직과 함께 현대중공업의 부사장도 맡고 있다. 더불어 '캐시카우'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에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대주주는 경영과 분리돼있고, 2대주주는 경영 일선에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왼쪽),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오른쪽)

이런 구조에서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는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론'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주요 대주주들이 지주회사 이사회에 속해있지 않는 구조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사내이사진은 권오갑 회장과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2인이 구성하고 있다.

물론 권 회장은 흔히 '외부에서 선임한 전문경영인'과는 엄연히 다른 인물이다. 권 회장은 1978년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40년 이상 그룹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현대중공업지주 외에도 현대오일뱅크·현대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사실상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분류된다. 충분히 그룹 경영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비중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배구조상 비판 요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권 회장이 상징적인 인물이기는 하나 그룹을 소유한 인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외 ESG 평가 기관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구조일 경우 대주주가 미등기임원이 아닌 등기임원으로 부임해 스스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권고한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기업 정서상 기업을 소유한 대주주는 어떤 방식으로든 경영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여전하다"라면서 "경영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면서 책임을 지지 않는 방식은 지배구조 상 바람직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이 만약 등기임원진에 속하게 된다면 이러한 비판 요소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 부사장이 지주사 이사회에 속할 시기는 예단하기 힘들다. 1982년생인 정기선 부사장은 2010년대 중반에서야 임원을 단 인물이다.

현재 이사회 구성에서도 비판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이사·의장 간 겸직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정관 제44조에 의거해 권오갑 회장(사진)이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2인의 사내이사와 3인의 사외이사로 이뤄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의 권한이 과도하게 강하다는 비판 여지가 있는 셈이다.

글로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독립된 이사회 의장이 경영진을 더욱 잘 감독하고, 내부 경영진들과의 갈등 없이 주주들을 위한 공동 의제를 잘 설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CEO와 의장을 분리할 경우 이사회의 적극성과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ESG 평가 기관 중 한 곳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는 현대중공업지주에 BB등급(ESG 통합)을 내리고 있다. BB등급은 총 7단계중 5번째 등급으로 평균(Average) 등급에서 가장 낮은 등급이다.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평가에서는 '평균(Average)' 등급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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