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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리포트]투자확대 속 재무부담...미래 선택한 현대오일뱅크⑭선제 투자 이후 수익성 확대 '경험' 자산…조 단위 공격적 사업 확대 눈길

이우찬 기자공개 2021-06-17 10:34:39

[편집자주]

국내 정유사는 1년 새 극과 극을 오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합계 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정유 4사의 합계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올라섰다. 손에 쥐고 있는 원유는 그대로인데 유가 및 정제마진 변화에 따라 평가손익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정유업 외에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정유 4사의 사업방향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5일 08: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업계 후발주자인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투자 확대로 재무건전성은 악화됐으나, 미래를 담보한다는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는 현대오일뱅크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회사는 지난해 6월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현대오일뱅크가 영업 자산, 인력 등 사업권을 갖고, 주유소 부지는 코람코가 보유하는 거래였다.

현대오일뱅크는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GS칼텍스를 제치고 SK에너지에 이어 단숨에 업계 2위로 도약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올 3월 말 영업소 기준으로 현대오일뱅크는 2424개의 주유소를 보유하고 있다.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재무제표상 부채 증가는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정유업 업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부채 인식으로 부채총계가 증가했다. 인수한 279곳의 주유소 가운데 82곳이 임차 주유소로 주유소 부지 등을 리스부채로 인식한 결과다. 2019년 말 7조4000억원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 9조4000억원으로 증가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재무부담은 늘어났으나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내수시장 영향력 확대에 주목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소매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인수한 주유소의 60%가 수도권에 있어 수익성 확대를 꾀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평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수도권 시장에서 열세를 보였다.

주유소 점유율 확대는 특히 현대오일뱅크의 수소사업과 시너지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플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30년 기준 수소충전소 180기를 운영해 시장점유율 27%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 중심의 주유소 인프라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데 주요한 거점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게다가 회사는 현재 조 단위 자금이 투입된 올레핀 공장(HPC 프로젝트)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11월 가동이다. HPC 프로젝트는 3조원가량이 투입된 대규모 석유화학사업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올레핀 시장 진출을 의미한다. 올해까지 HPC 프로젝트 관련 자금 탓에 부채비율은 올 1분기 기준 195.1%까지 올라갔다.

조 단위 투자로 일시적인 재무건전성 악화는 피할 수 없지만 HPC 프로젝트는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비정유사업을 강화하려는 회사 미래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신규 설비가 가동되면 폴리에틸렌 85만톤, 폴리프로필렌 50만톤을 생산하는 등 연간 50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HPC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조 단위 투자 소요가 없는 내년 이후부터 재무부담 축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일시적으로 재무부담 확대를 불러오지만 미래 수익성 개선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2008년부터 이어진 3년간의 고도화설비 투자(2조6000억원 규모)로 차입금 규모는 증가했지만 2014년 정유업계 불황 때 홀로 영업이익을 낸 경험을 자산으로로 지니고 있다.

2011년 말 기준 현대오일뱅크의 부채비율은 고도화설비 투자로 228%에 이르렀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한동안 시설투자 소요가 줄었고, 정유업황이 상승 국면에 진입하면서 회사 재무도 크게 개선됐다.

특히 2기 고도화설비 투자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3사가 합계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로 2010년대 정유업계 최악이었던 2014년 2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2011~2013년 2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도 2015년 95%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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