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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중견그룹]'자산 5000억' 세진중공업, 조선업 넘어 신사업 노린다①1999년 설립, 그룹 무게중심 변화 속 핵심 부상…해상풍력·2차전지 눈독

신상윤 기자공개 2021-08-02 08:06:28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와 조선. 한국 경제 발전을 주도한 산업이다. 굴지의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렸지만 그 뒤에 뛰어난 기술력에 바탕을 둔 중견·중소기업들의 땀과 노력이 스며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배경 속에 울산의 향토기업 '세진그룹'은 자동차와 조선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왔다. 세진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세진중공업'이 조선업 호황기를 앞두고 자산규모를 다시 5000억원 가까이 회복하면서 사업의 무게중심 축도 옮겨가고 있다. 기존 자동차 사업 비중을 줄이고 조선업에 힘을 싣는 가운데 2세 경영 시대 개막과 맞물려 해상풍력발전 및 2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나섰다.

유가증권 상장사 '세진중공업'과 코스닥 상장사 '일승' 등을 거느린 세진그룹은 조선업 기자재 전문기업으로 잘 알려졌다.

그러나 세진그룹 뿌리는 1984년 설립돼 현대차 등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던 '동양물산'이다. 동양물산은 1996년 2월 ㈜세진으로 법인 전화하면서 본격적인 기업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자동차 강화유리와 외장부품 등을 생산하던 현대차 주요 협력사로서 산업의 성장과 발맞춰 탄탄하게 성장했다.

세진그룹의 변화는 2000년을 전후해 찾아온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시작됐다. 당시 조선업계는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하는 수준의 일감이 밀려들면서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이와 맞물려 후발주자들의 조선업 진출도 줄을 이었고, 세진그룹도 1999년 9월 '세진중공업'을 설립하며 새로운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세진중공업은 덱 하우스(Deck House)와 LPG 탱크 등 초대형 조선 블록 및 기자재에 특화된 곳이다. 국내 메이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주 고객사로 확보해 조선업 침체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유지했다. 이에 힘입어 세진중공업은 2015년 11월 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하면서 세진그룹의 상장 역사를 새로 썼다.

세진중공업은 2017년 11월 STX그룹 계열사 ㈜일승을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일승은 스크러버를 비롯해 분뇨처리장치 등 선박 내 친환경 장비를 양산하는 기업이다. 세진그룹에 편입된 일승은 소재사업 계열사 ㈜애니를 합병하며 몸집을 키운 뒤 올해 5월 스팩(SPAC) 합병 절차를 밟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세진중공업의 재무나 경영실적은 조선업 사이클에 종속된다. 2010년대 중반 조선업 호황기엔 자산총계가 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외형을 키웠으나 지난 몇 년 간 전방 산업의 부진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조선업이 다시 슈퍼 사이클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세진중공업은 올해 1분기(연결 기준) 자산총계 4926억원으로 전성기에 버금가는 외형을 회복했다. 경영환경도 2018년을 저점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세진중공업은 올해 1분기(연결 기준) 매출액 649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8% 줄었지만 흑자전환하면서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종식 기대감과 더불어 세계 경제 회복세 및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선박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재도약을 위한 발판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세진그룹은 기존 자동차 부품사업에서 힘을 빼고 조선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세진그룹의 모태와도 같았던 '세진'은 지난해 오너일가가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매각하면서 손을 뗀 상황이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은 창업자 윤종국 회장에 이어 남매인 지현·지원 전무의 2세 경영 체제로 옮겨가는 과정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세진그룹의 주력인 세진중공업은 현재 최대주주와 등기임원에 동생인 윤지원 전무가 올라 승계 구도를 명확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누나인 윤지현 전무도 경영수업을 받았으나 아직 미등기임원으로 지분 등 경쟁에서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새로운 먹거리는 해상 풍력발전과 2차전지 등에 힘이 쏠린다. 해상 풍력발전은 플랜트 모듈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최근 한국석유공사 등과 '동해1 가스전' 관련 사업에 협력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2차전지 사업은 계열사를 통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기반으로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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