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넘치는 유동성' 삼성ENG, 단기금융상품 투자단기차입금 상환으로 차입구조 개선…정주성 CFO 부임 후 변화
이정완 기자공개 2021-09-28 07:36:14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익성 상승 흐름을 보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이 회사가 번 돈으로 대규모 단기금융상품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운용 수익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금으로 투자뿐 아니라 단기차입금도 상환하며 적극적인 재무 개선 움직임을 드러냈다. 지난해 말 정주성 부사장이 경영지원실장으로 부임한 후 시작된 변화이기도 하다.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2018년부터 이어오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 2018년 3694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7480억원까지 늘었지만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34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현금이 줄었다고 해서 회사의 이익 창출력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온 덕에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3조2266억원, 영업이익 25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3조2662억원, 영업이익 1695억원 대비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2% 증가했다. 비화공 플랜트 분야에서 프로젝트 정산이 이뤄진 덕에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고도 화공 플랜트와 비화공 플랜트 모두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상반기 2332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1828억원보다 28% 증가한 수치다.
영업활동에서 많은 현금을 벌었음에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감소한 배경에는 단기금융상품 투자가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단기금융상품 투자는 올해 들어 급격히 늘었다. 3030억원의 투자활동현금흐름 유출 중 단기금융상품의 증가로 인한 현금 유출이 2794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까지 549억원이던 단기금융상품은 올해 상반기 말 344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회사가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돈을 보유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통해 운용 수익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금융상품은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 기타 운용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한 상품 등 현금 전환이 쉬운 자산으로 사실상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된다. 현금과 같은 유동성을 지녔음에도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단기금융상품 투자 외에도 단기차입부채를 대거 상환한 덕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감소하기도 했다. 상반기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1643억원이 유출됐는데 이 중 1592억원이 단기차입부채를 갚는데 쓰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단기차입금은 2020년 말 2326억원에서 상반기 말 733억원으로 6개월 만에 68%가 줄었다.
공교롭게도 삼성엔지니어링의 적극적인 현금 활용 기조는 정주성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지난해 말 삼성물산에서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긴 후부터 시작됐다. 정 실장은 약 30년 동안 삼성물산에서 일하며 재무 전문가로 성장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실장은 2009년 삼성물산 상사부문 재무팀장 상무, 2013년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지원팀장 전무를 거쳐 2018년부터 삼성물산 전사 경영기획실장 부사장으로 일했다.
정 실장은 삼성물산 전사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세무조사, 금융조사 등 외부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실장의 이동은 본격적인 부활을 시작한 삼성엔지니어링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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