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01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 신영이 KT AMC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KT신촌지사를 주거시설로 개발하기 위해 2000억원이 넘는 돈을 조달했다. 서울시의 역세권 활성화사업으로 개발이 용이해지면서 신영이 사업화에 나선 것이다. 신영에서는 올해 토지 매입 등 준비를 마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1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에스와이신도시개발(옛 신영신도시개발)은 서울 마포구 동교동 157-1번지 일원에서 공동주택,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개발하기 위해 2110억원의 대출 약정을 체결한다. 대출 구조는 트랜치A 1400억원, 트랜치B 350억원, 트랜치C 100억원, 트랜치D 260억원 등으로 짜였다.

신영은 이렇게 마련한 돈을 토지 매입에 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토지 매입 단계로 본격적인 사업은 내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등기소에 따르면 현재 KT신촌지사 토지와 건물은 KT AMC가 운용하는 리츠인 '케이리얼티제1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가 가지고 있다. 2011년 설립된 KT그룹 부동산 자산운용회사인 KT AMC는 그룹 부동산 취득, 관리를 비롯 부동산 개발과 투자 운용을 담당한다.

당초 KT신촌지사 부지는 KT AMC가 직접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5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서울 마포구 동교동 157-1번지 역세권 활성화사업에 대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을 수정가결했기 때문이다. 이 덕에 용도지역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근린상업지역으로 변경해 민간개발이 용이해졌다.


개발 메리트가 높아지면서 부동산 디벨로퍼의 관심이 커지자 KT AMC는 선제적인 매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기존 공공임대주택 방식 개발보다 시행사의 선호도가 높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개발물량을 공공임대와 민간임대로 나눠 일정기간을 공공에 기여하는 방식이다.

다만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높여주고 증가한 용적률의 50% 이상을 공공기여시설로 채우면 사업 초기 분양이 가능해진다. 개발 이익 회수 시기가 공공임대주택보다 빠른 셈이다.

KT신촌지사 부지에는 민간주택(아파트) 250세대, 오피스텔 252세대, 공공임대주택 48세대의 중소형 규모의 도심형 주거 550세대가 공급된다. 이와 함께 청년 창업 및 문화활동 공간으로 활용될 복합센터와 거주자우선주차장(69면)이 설치된다.

디벨로퍼 업계 관계자는 “KT신촌지사 부지 개발 사업은 기부채납 등을 고려해도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사업”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사업으로 KT신촌지사 부지 개발을 주도하는 신영 자회사 에스와이신도시개발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에스와이신도시개발은 2016년 청주 지웰지티 푸르지오를 분양하면서 2019년까지 대규모 분양 매출을 거뒀다. 아파트 466가구, 오피스텔 50실을 분양해 1805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사업이 한창이던 2017년~2019년까지는 영업이익률도 10% 수준을 지속했다.

하지만 사업이 마무리된 지난해에는 에스와이신도시개발도 적자 전환했다. 이렇다 할 사업이 없는 올해까지는 실적 반등이 어려워보이나 내년 분양에 성공하면 향후 2~3년간 예전처럼 안정적인 수익성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