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시대 강소기업]'내리막 실적' 에코캡, 북미 EV시장 집중공략①업계 후발주자, 해외법인 적자 지속?영업총괄 '창업주' 가세 총력전
황선중 기자공개 2021-12-22 07:55:27
[편집자주]
ESG 바람을 타고 친환경 시대가 개화했다. 점점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 속에서 너도나도 앞다퉈 친환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경쟁 열기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선 기술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규모가 작아도 독보적 기술력을 갖췄다면 블루오션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강소기업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더벨은 친환경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강소기업의 사업 전략과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 '에코캡'이 북미 전기차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선진 시장에서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주력 제품인 와이어링하네스 외에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 분야에도 도전하며 실적 개선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적자에서 벗어나고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창업주가 영업총괄을 맡아 영업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코스닥 상장사 에코캡은 차량용 전선을 제조하는 업체다. 전선을 엮어 만든 배선다발인 와이어링하네스가 주요 제품이다. 차량 내부 각종 전기장치에 전기신호를 공급하는 일종의 혈관 역할을 한다. 차량 핵심부품 중 하나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와이어링하네스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국내 완성차 공장 가동이 멈췄을 정도다.
와이어링하네스는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더욱 주목받는 추세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전기차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전기장치가 탑재되는 만큼 전기신호를 보내는 와이어링하네스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내부 와이어링하네스 투입량은 내연기관차의 3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에코캡은 업계에서 후발주자 위치다. 해외 시장은 일본의 야자키(Yazaki)와 스미토모(Sumitomo), 독일의 레오니(Leoni), 미국의 델파이(Delphi) 등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티에이치엔 등이 선점했다. 국내에서 와이어링하네스를 생산하는 업체수는 100여개사로 추정된다.
그만큼 매출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침체를 겪고 있는 쌍용차와 제너럴모터스(GM) 등이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에는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티에이치엔 세 곳만이 와이어링하네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차와 30년 넘게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에코캡 입장에선 해외시장 개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에코캡은 현재 총 5곳의 해외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판매법인 3곳(미국, 중국, 베트남)과 생산법인 2곳(멕시코, 중국) 등이다. 지분율은 모두 100%다. 전기차 선진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와 중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와이어링하네스뿐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 분야에도 발을 뻗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이다. 배터리 수명에 따라 전기차 주행거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에코캡은 지난 8일 LS일렉트릭과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부품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상태다.
북미시장 개척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에코캡의 실적 침체도 일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연결기준)은 2017년 이후 주춤하는 상황이다. 수익성 역시 악화일로다. 지난해부터는 적자 전환한 상태다. 에코캡 관계자는 "2019년 완공한 멕시코 생산공장이 아직 설립 초기인 만큼 생산효율성이 떨어져 수익성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향후 관건은 영업활동을 통한 북미시장 매출처 확보 여부다. 현재 창업주인 김창규 전 대표이사가 직접 발로 뛰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는 만큼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는 기존 전기차 업체와 새로운 공급처를 물색하는 신생 전기차 업체 모두를 노리겠다는 의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에코캡이 기술력이나 원가 측면에서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매출처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는 오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굳이 공급처를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코캡 관계자는 "영업활동에 주력해 내년 흑자전환에 나설 것"이라며 "새롭게 개발하는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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