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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노무 이슈' 파고든 웰투시, 신일정밀 '특가 인수' 총 거래가 1500억원, 에비타 멀티플 '4배 초반대'

김경태 기자공개 2022-02-23 08:36:33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2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이하 웰투시)가 올해 첫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에 나섰다. 대상은 강원도 강릉 향토기업인 신일정밀이다. 웰투시는 대주주 측이 가진 승계 고민, 최근 불거진 노무 이슈 등을 파고들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인수를 눈앞에 두게 됐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웰투시는 에스아이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일정밀과 관계사 4곳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거래 당사자 간 목표한 딜클로징(거래종결) 시점은 이달 25일이다. 인수금액은 1500억원 안팎이다.

신일정밀은 풍력발전기·굴삭기 등 각종 산업용 장비에 사용되는 대형 선회 베어링을 생산하는 강릉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민성기 대표 등 오너일가는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승계 이슈에 대한 고민이 컸다. 기업을 물려주는 것보다는 현금증여를 하는 방안을 택했다.

또 신일정밀은 최근 노무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일정밀 노조와 사측은 임금 등에 관한 이견으로 오랜 기간 얼굴을 붉혔다. 노조는 2019년 하반기부터 작년 6월까지 8개월간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오너 일가는 매각주관사를 따로 선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파악한 웰투시는 약 3개월 전부터 매각 측을 접촉해 거래를 추진했다. 옥션(입찰) 딜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경쟁자들도 있을 정도로 시장의 관심을 받은 딜이었다는 후문이다.


웰투시가 다른 경쟁사들을 제칠 수 있었던 데는 빠른 거래종결이 가능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웰투시는 작년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조성한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하고 있고 인수금융을 제공할 금융사도 확보한 상태라 매각 측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웰투시가 일반적인 M&A에서 이뤄지는상각 전 영업이익 배수(EBITDA Multiple)보다 낮은 수준에 에스아이지를 인수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번 M&A에서 웰투시가 인수하는 법인은 총 5개다. 에스아이지가 거느린 자회사 4곳(신일정밀, 중국정밀, 중국과기, 중국단압)에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신일에스알도 거래 대상에 포함된다.

우선 에스아이지의 2020년 연결 EBITDA는 175억원이다. 2020년말 순현금은 481억원이다. 오너가 지분을 가진 신일에스알의 2020년 별도 EBITDA는 36억원, 순현금은 29억원이다. 양사의 EBITDA와 순현금을 단순 합계하면 각각 211억원, 510억원이다.

지분 100% 가치(Equity Value) 1500억원에 순현금을 감안하면 기업가치(EV·Enterprise Value)는 991억원으로 산출된다. EBITDA 배수는 4.7배 수준이다.

에스아이지와 신일에스알의 작년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딜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에스아이지 계열의 작년 실적이 개선되면서 EBITDA 배수는 4배 초반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M&A는 업종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EBITDA 배수가 10배 안팎에서 책정된다. 웰투시가 통상적인 경우보다 상당히 낮은 배수로 에스아이지를 품게 되는 셈이다.

웰투시는 작년 1월 소시어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를 마무리한 모트롤(옛 두산모트롤BG)과 신일정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모트롤은 건설기계·방위산업용 유압기기 제조사다. 신일정밀이 건설기계용 베어링을 생산하는 만큼 양사 간 협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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