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07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케이비아이(KBI)동국실업'이 KBI그룹 내 아픈 손가락 신세로 전락했다. 현대차 1차 벤더사라는 화려한 타이틀 이면에 적자 기업이란 오명과 함께 계속 기업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꼬리표가 달렸기 때문이다.

유가증권 상장사 KBI동국실업은 지난해(별도 기준) 매출액 3616억원,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3.9% 증가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81.4% 늘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9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적자 전환했다.

2017년부터 이어진 적자 경영을 지난해에도 끊어내지 못하면서 지난 5년간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382억원 상당으로 늘었다. KBI동국실업은 유가증권 상장사인 만큼 해당되지 않지만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4년 적자 경영을 지속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돼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듬해에도 적자 경영으로 5년을 넘기면 상장폐지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하기도 한다.

KBI동국실업은 현대차 1차 벤더사로 자동차 부품인 콘솔과 크래쉬 패드, 글로브 박스 등을 공급한다. 국내 생산법인들을 비롯해 중국과 독일, 체코, 스페인, 멕시코 등 해외 종속회사들을 통해 영업 활동을 펴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넘는다.

1955년 12월 법인으로 설립된 KBI동국실업은 그룹 내 주력 사업인 자동차 부품부문의 중추 역할로 성장했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자산총액은 5680억원을 차지하면서 KBI그룹 내 사업부문 내 맏형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전방 자동차 산업 내 경쟁과 맞물려 코로나19와 같은 대외 변수 등이 맞물리면서 KBI동국실업 입지는 예년과 달라졌다는 평가다. 특히 KBI동국실업은 지난해 외부 감사인이 강조사항으로 '계속 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하면서 경영 환경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KBI동국실업은 2017년(별도 기준)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한 이래 지난해까지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5년간 누적 영업손실 규모가 382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해 유동부채가 1775억원에 달하면서 유동자산(1153억원)을 넘어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 KBI동국실업 외부 감사인 진일회계법인은 지난해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강조사항으로 '계속 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과 '코로나19 및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불안 관련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을 명시했다. 이는 해외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도 같은 의견이 표명됐다.

KBI동국실업도 그룹 내 지원에 기대는 형국이다. 지난해에는 KBI그룹 내 지주사 역할을 하는 KBI국인산업 차입금 160억원을 자본금으로 출자 전환하면서 재무적 부담도 덜어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원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전방 자동차 산업의 반도체 수급 불안정 영향과 함께 코로나19 등이 맞물리며 손익 구조 개선에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KBI동국실업도 최근 사업구조 개선 작업과 구조조정 등으로 관련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