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호황에 웃는 기자재회사]화인베스틸, 흑자전환에 차입의존도 상승세 제동⑤차입금의존도 1년만에 36%포인트 감소… 올해 사업 수익성 더 좋아질 수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2-04-06 09:06:13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14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인베스틸은 철강 반제품 ‘슬래브(쇳물을 굳혀 만든 평판)’을 매입해 중대형 형강류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매출의 대부분을 국내 조선사들에 의지해 매출유형이 조선부문과 기타부문으로 분류된다.조선용 형강 제품은 선박의 기초 단위인 블록을 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쓰이는 기초 기자재다. 때문에 화인베스틸은 조선업황의 변화에 비교적 빠르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급증하자 화인베스틸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덕분에 과중했던 차입금 부담도 다소 경감됐다.
31일 화인베스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개별기준 매출 1241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거뒀다. 2020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6% 늘고 영업손실 130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2019년에도 2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었으니 2년만의 흑자전환이다.
흑자와 함께 자본구조도 비교적 건전해졌다. 화인베스틸은 최근 몇 년 동안 해마다 장기와 단기를 합쳐 900억원 이상을 차입해왔는데 2021년에는 679억원만을 차입했다. 이에 차입금의존도가 2017년 이후 4년만에 100% 미만으로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자본총계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일반적으로 30% 이하일 때 안전한 기업으로 평가되는만큼 화인베스틸은 아직 차입 부담이 과중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최근의 조선업 호황을 고려하면 화인베스틸이 자본구조를 추가적으로 개선할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지난해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합산 수주목표 317억달러의 145%에 해당하는 458억달러어치 선박을 수주했다. 2020년 합산 수주실적인 212억달러를 2배 이상 웃돌았다. 올해도 3사의 수주 호조세가 계속되고 있다. 3사는 1분기만에 합산 목표 353억달러를 40%가량 채웠다.
조선사들은 선박을 수주한 뒤 6개월가량의 설계기간을 거쳐 블록 생산을 위한 기자재 발주를 시작한다. 이에 화인베스틸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조선업 호황의 수혜를 보기 시작했다. 화인베스틸은 2021년 상반기 영업손실 65억원을 본 반면 하반기에 영업이익 120억원을 냈다. 3분기 19억원, 4분기 101억원이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화인베스틸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차입 규모를 줄이는 재무전략을 편 것도 올해 실적을 향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화인베스틸 관계자는 “회사의 형강 생산능력이 그리 크지는 않다”며 “지난해 흑자전환은 판매단가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 덕이 컸고 올해 역시 형강 수주물량보다는 단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화인베스틸의 형강 판매단가는 올해도 실적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화인베스틸은 현대제철과 함께 인버티드앵글(양변의 길이와 두께가 모두 다른 각형강)의 생산기술을 보유한 국내 2곳뿐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인버티드앵글은 선박 블록의 격벽과 천장을 연결하는 필수 부품인데 국내 시장에서 화인베스틸의 공급 점유율이 7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이 2016~2020년의 조선업 불황기에 인버티드앵글 생산라인을 축소한 데 따른 반사이익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화인베스틸이 아니라면 값비싼 일본제 인버티드앵글로 선택지가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조선사들이 워낙 많은 일감을 축적해가고 있기 때문에 화인베스틸의 가격 협상력이 갈수록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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