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스캇성철박 두산밥캣 사장, 미래 신기술 개발 '잰걸음'⑤9년간 CEO, 글로벌 네트워크 탄탄...자동화·무인화 기술 개발 주력
김서영 기자공개 2022-04-20 07:40:47
[편집자주]
올해로 창립 126주년이 된 두산그룹은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집단이다. 빠른 속도로 사세를 확장한 두산그룹은 전 세계를 무대로 플랜트 사업을 영위했지만 마냥 순탄하지만 하진 않았다. 2019년 채권단 관리에 처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그러나 2년 뒤 조기졸업을 달성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더벨은 '뉴 두산'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인 두산그룹을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5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은 지난 2년여 동안 채권단 관리 체제하에 놓여 있었다.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이 차입한 긴급자금 3조원을 상환하기 위해 자산 매각이 이뤄졌다. 주력 계열사였던 두산인프라코어, ㈜두산 모트롤BG(사업부문), 두산솔루스 등을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고강도 재무관리에도 자리를 지킨 계열사가 있다. 바로 두산밥캣이다.두산그룹 내 '믿을맨'으로 꼽히는 스캇성철박(Scott Park) 사장(사진)이 9년째 두산밥캣 운전대를 잡고 있다. 그간 두산밥캣은 탄탄한 수익을 내는 효자로 여겨졌다. 이제는 전동화, 무인화, IoT(사물인터넷) 등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 두산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2013년부터 대표이사 유지, 핵심 매출처 미국 시장 '소통 능력' 강점
두산밥캣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스캇성철박 사장이다. 미국 국적인 그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두산밥캣 대표이사(CEO)로 재직 중이다.
두산밥캣은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조덕제 부사장이 2021년 대표이사에 선임돼 박 사장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CFO인 박상현 사장도 2018년 두산밥캣 CFO이자 대표이사를 맡았다.
박 사장은 두산그룹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선임된 이후 줄곧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CFO가 맡는 공동 대표이사에는 변화가 많았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박 사장은 미국 시장과의 소통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장점이 있다. 두산밥캣은 국내 상장사지만, 두산그룹이 2007년 북미 소형 장비 기업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이 75%에 이른다. CEO로서 미국 현지 업계는 물론 해외 직원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박 사장은 이 점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사장은 재계에 잘 알려진 경영자는 아니다. 1965년생인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하비 머드대(Harvey Mudd College) 엔지니어링 학과에서 학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 대학원에 진학해 국제경영학(글로벌 정책 및 전략 분야)에서 석사로 졸업했다.
박 사장은 두산밥캣에 몸담기 전 볼보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 25년 이상 근무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2002년부터 10년간 볼보건설기계 벨기에 브뤼셀 본사에서 글로벌 CIO 겸 부사장, 프로세스&시스템부문 총괄사장으로 재직했다. 2012년 두산그룹에 전격 영입돼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 부문 CSO, 제조전략 & TQM 담당 전무로 일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 사장에 대해 "대표이사 겸 CEO를 역임하며 2014년 4월 법인 설립, 2016년 1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기계산업 전문가로서 경영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두산밥캣 사업 확대 및 재무 개선에 이바지했다"며 "이와 같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회사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전동화·무인화 기술 개발 주력, CES에서 드러낸 '자신감'
최근 두산밥캣은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제품 다각화 △지역 다각화 △혁신 등 3가지 비전을 제시하며 건설기계 포트폴리오 확장을 경영 전략으로 삼았다. 전 세계 산업의 관점이 전동화,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에 쏠리는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그뿐만 아니라 두산그룹 내부 상황이 달라진 데 따른 영향도 있다. 두산그룹이 자산 매각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했다. 분할합병 과정을 거친 끝에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지분 51.05%)를 새로운 모회사로 맞게 됐다. 동시에 ㈜두산이 보유하던 두산산업차량 지분 100%를 두산밥캣이 인수하며 산업차량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두산밥캣이 집중하고 있는 신기술은 전동화다. 2020년 전기 굴착기를 이미 출시한 바 있다. 현재 굴착기와 지게차 등 일부 소형 모델에서 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무인화 기술도 개발한다. 건설기계는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울퉁불퉁한 작업 현장에서 운행하는 탓에 자율주행 기술 적용이 가장 어려운 산업으로 꼽힌다. 두산밥캣은 사람이 탑승한 상태에서 자율작업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올해 개최된 CES에 참가해 그간 거둔 신기술 성과를 대내외에 공개했다. 두산밥캣은 세계 최초로 완전 전동식 콤팩트 트랙로더 'T7X'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기존 내연기관 장비의 성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소음도 크게 줄였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디어 데이에서 박 사장은 "혁신을 선도하는 완전 전동화 기술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고객들이 지속가능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과 제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영 실적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40% 증가한 50억8200만달러, 영업이익은 56% 증가한 5억2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24%, 영업이익이 9% 증가해 각각 63억500만달러, 5억66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 [여전사경영분석]한투캐피탈, 신규 영업 확대에 분기 '흑자 전환'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한도 '1억' 눈앞…관건은 예보료율
- 산은캐피탈, 신임 부사장에 안영규 전 부행장
- 유재훈 예보 사장 "마지막 임기 중대 과업 완수할 것"
- 한화생명에 안긴 한화저축, 리스크 관리 고삐쥘까
- ST인터내셔널에 안긴 웰컴캐피탈, 이사진 '새판짜기'
- 하나캐피탈, 인니 리테일 영업 확대 '드라이브'
- [2024 이사회 평가]넥센타이어, 높은 참여도에도…평가체계 '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