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상장 주관사 성적표]'거래정지' 포인트모바일, IPO 사업 '통째로' 뒤흔들다[하나금융투자]감사인 '한정 의견' 제시…연구개발비 무형 자산 분류해 비용에서 제외
남준우 기자공개 2022-06-15 13:12:17
[편집자주]
코스닥 특례상장 요건이 도입된 지 17년이 지났다. 몇 년 안에 획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거래 정지를 당하거나 상장 폐지 얘기가 나오는 곳이 속속 등장하는 게 현실이다. 주관사는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자격이 되지 않는 기업을 마구잡이로 상장시켜 놓고 높은 수수료만 챙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벨은 특례 상장 기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주관사별 역량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15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인트모바일은 하나금융투자의 기술특례 상장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프라이싱도 적정 수준이었으며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던 만큼 상장 후 주가 흐름도 안정적이었다.하지만 회계 감사에서 '한정 의견'을 받으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됐다. 과거에도 다른 이유로 같은 의견을 받은 이력이 있다. 이의 신청 후 재감사 단계에 들어갔지만 관리 종목 지정만으로도 주관사는 IPO 사업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신한회계법인, 서비스 매출·연구개발비 회계 처리에 '한정 의견'
포인트모바일은 2020년 12월 기술특례 상장 요건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산업용 개인 휴대정보 단말기(PDA)를 개발·제조·판매하는 회사다. 바코드 또는 RFID가 적용되는 모든 상품과 산업 현장에서 사용된다.
포인트모바일은 이전부터 흑자를 내고 있었다. 이 점을 고려해 하나금융투자는 할인 전 밸류에이션을 1369억원으로 제시했다. 수요예측을 통해 밴드 최상단인 1만5000원을 공모가로 결정했다. 상장 시가총액은 약 20% 정도 할인된 1255억원으로 책정됐다.
상장 후 주가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상장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지난 3월 돌연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감사인인 신한회계법인이 2021년 감사보고서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당시 신한회계법인은 "회사의 품질보증 서비스(워런티) 매출에 대한 수익인식 적정성, 개발비 자산에 대한 손상평가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그리고 유의적인 회계정책의 요약을 포함한 재무제표의 주석의 구성요소에 관해 수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없었다"며 한정 의견을 냈다.

◇연구개발비 무형 자산 인식…비용 포함 안돼
회계업계에 따르면 특히 문제가 됐던 부분은 개발비 항목이다. 상장사가 연구개발비를 회계 처리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개발 중인 기술이 단기간 내에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면 무형 자산으로 처리한다.
반대로 경상개발비로 비용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무형 자산으로 처리하면 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줄일 수 있다. 포인트모바일은 프로젝트가 연구단계를 통과한 후 개발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은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다. 반면 이전 연구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은 연구개발비로 보고 당기 비용 처리했다.
다만 일부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회계법인은 해당 사안에 대해 한정 의견을 낼 수도 있다. 개발 중인 기술이 당장 매출로 이어진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힘든 만큼 비용 처리해서 보수적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작년 6월 한 레포트를 통해 포인트모바일의 2021년 실적을 매출 976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 763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했다.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768억원, 영업손실 7억원이다. 무형자산상각비(55억원)때문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5억원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사나 감사인마다 의견이 다르기는 하지만 기술 위주의 상장사의 경우 해당 기술의 경제적 효익을 증명할 방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개발비를 비용 처리하면서 보수적인 스탠스를 가져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재무관리 시스템 때문에 '한정 의견' 받아
주관사 책임 문제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포인트모바일은 2018년에도 재고자산 회계처리와 관련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은 이력이 있다. 재무관리 시스템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상장을 추진했다는 비난도 있었다.
상장 후 2년도 되지 않아 관리 종목에 오른 만큼 IPO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상장규정시행세칙 제2조7항1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상장주선한 상장법인의 관리종목지정, 투자주의, 환기 종목 지정, 상장폐지 사유' 등이 발생하면 특례 기업 추천 자격이 제한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포인트모바일은 최근 해당 내용에 대해 이의 신청을 제기하고 재감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회계법인마다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는 점에 근거해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최근 해당 내용에 대해 재감사를 받는 중"이라며 "포인트모바일이 연결기준으로는 최근 몇년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어 강점이 있지만 케이스나 회계법인마다 시각 차이가 있는 문제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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