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에 구애하는 코인거래소…거래량 증가 '핵심 키' 20대 투자자 비중 클수록 점유율 올라가…수수료 매출과 밀접
노윤주 기자공개 2022-07-07 13:13:14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5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가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 TV 광고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MZ세대 잡기에 나섰다. 잠재적 장기 고객이자 과감한 투자 성향을 가친 젊은고객을 확보해 두겠다는 목표다.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다양한 종목에 투자하고 플랫폼 체류 시간이 긴 MZ세대는 거래소가 선호하는 투자자 유형이기도 하다. 실제로 거래량이 크고 매출이 높은 사업자일수록 투자자 연령 분포에서 20·30 세대 비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빗 거래량 60%가 4050…MZ 고객 확보 위한 마케팅 펼친다
코빗은 지난 4일 상반기 거래량 통계 결과 40~50대 중장년층 거래량 비중이 56.8%라고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50이 과반수를 넘는 주요 고객군을 형성했다. 50대 29.9%, 40대 26.9%에 달한다. 60대 이상이 20.8%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이와 달리 MZ세대 거래량은 비교적 저조했다. 30대 18%, 20대 4.5%에 그쳤다.
중장년층은 가상자산 투자 초기부터 코빗을 꾸준히 이용해 온 고객으로 해석된다. 코빗은 사업 초기 보수적인 상장정책을 고수하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소위 메이저코인 거래 위주로 운영한 바 있다. 비교적 거래 단위가 크고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에게 이런 전략이 주효했다.
코빗은 거래 연령층의 다양화를 위해 TV광고, SK계열사와의 제휴 이벤트 등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대는 지난해 동기 대비 1.5%, 30대는 0.6% 비중이 증가했다. 내부에서도 마케팅이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신규 가입자 중 20대 비중은 19.5%다. 지난해 동기 14.4%에서 5.1% 증가했다. 코빗에서는 이 같은 증가현상은 3월 시작한 제휴 이벤트와 5월 TV광고 직후 두드려졌다고 밝혔다.
◇MZ 공략하는 거래소들 "매출 일으킬 주요 고객이자 미래 큰 손"
코빗뿐 아니라 주요 거래소들은 모두 MZ세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빗썸의 경우 올해 들어 '젊은 빗썸' 캐치프레이즈를 밀고 나가고 있다. 마케팅에 힘입어 지난해 말 49%였던 빗썸 2030 투자자 비중은 올해 1분기 62.4%까지 늘었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이 타 거래소에 비해 일찍 산업에 뛰어들기도 했고 올드한 이미지가 있었다"며 "과거 이미지를 상쇄시키고 젊은 고객층에게 어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코인원은 지난해 말 신규 가입자가 133% 증가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MZ세대였다. 고객층에 맞춰 MZ세대 대상 투자 가이드 프로그램 '원 픽(ONE PICK)'을 진행했다. 또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세대 특징에 맞춰 보다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20대 비중 클수록 매출도 커져…MZ 공략할 수밖에 없는 이유
거래소들이 MZ세대 마케팅에 힘을 쏟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의 비중이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거래량과 매출이 큰 거래소일 수록 20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6월 케이뱅크와의 제휴 이후 독보적인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는 주요 거래소 중 유일하게 전체 투자자 중 20대 비중이 가장 많다. 지난해 10월 기준 업비트 전체 이용자수는 890만명을 돌파했는데 20대가 31%로 가장 많았다. 30대(29%), 40대(24%)가 뒤를 이었다.
1-2위 사업자 다툼이 치열했던 2020년에는 상황이 사뭇 달랐다. 당시에는 30대 비중이 39.8%로 가장 컸다. 2위는 40대(24.1%)였고 20대는(20.1%) 3위에 불과했다. 지난해 20대 가입자 비중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기존 1위 사업자였던 빗썸을 제친 것이다.
빗썸은 마케팅을 통해 MZ세대를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20대보단 30대 투자자가 더 많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30대가 44.8%로 빗썸 투자 연령대 분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40대(21.3%), 20대(17.6%)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보다 40대 투자 인구가 10% 이상 감소했고 30대가 고스란히 그 비율을 흡수했다.
3위 사업자인 코인원은 전체 가입자의 연령 비중을 공개하지 않고 지난해 신규가입자 연령대만 대외 발표했다. 역시 20대(26.17%)가 아닌 30대(34.04%)가 1위를 차지했다. 이런 통계에 따라 거래소 내부에서는 20대 고객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MZ세대 중 20대 고객은 특히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거래 체결 횟수가 빈번하기 때문에 이들 고객의 활동은 거래소 수수료 수익과 직결된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20대는 시세 변동에 빠르게 반응해 다건의 거래를 체결한다"며 "새로운 코인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층의 경우 주요 코인에 장기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거래 금액은 크지만 거래 빈도는 낮은 편"이라며 "거래량과 수수료 측면에서는 20대 고객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 대금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수익과 직결되는 건 거래 빈도"라며 "대형 거래소들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바이낸스, 후오비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는 지난해 동남아에서 사업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업비트는 제휴 형식으로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거래소를 운영 중이다. 그는 "동남아 가상자산 투자 인구가 매우 젊고 거래 대금은 적지만 빈도가 높아 매출이 많이 나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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