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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한은행 '이상 외환거래' 더 크고 깊었다 금감원 "검사 결과 은행 보고보다 2배 더 많아…내부통제 오작동 정황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2-07-29 06:12:19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발생한 이상 외환거래가 당초 각 은행이 보고한 금액보다 두배 가량 더 많았다. 연관된 지점도 기존 3개에서 16개로 5배 이상 늘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기존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검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예상보다 규모도 크고 부실 가능성도 농후해 짐에 따라 금감원의 입장 변화도 감지된다. 검사 초기 제재에 소극적 입장을 보였던 금감원 내부 기류도 강경 모드로 변하고 있다. 외환거래 관련 은행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발생한 이상 외화 송금거래 관련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두 은행이 자체 점검을 벌여 금감원에 보고했던 내용보다 이상 외환거래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다. 거래를 취급한 지점도 더 많았고, 거래를 의뢰한 법인도 늘었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이상 외환거래 관련해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

금감원이 현재까지 두 은행에서 확인한 이상 외화 송금거래 규모는 총 4조1000억원(33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당초 두 은행에서 보고한 2조1000억원(우리 8000억원, 신한 1조3000억원) 대비 두 배 가량 금액이 늘었다.

또 이상 외환거래를 시도한 업체도 당초 은행이 보고한 8개(우리 5개, 신한 3개)에서 25개 업체로 늘었다. 또 이상 외환거래를 취급한 각 은행 지점도 기존 3개(우리 1개, 신한 2개)에서 16개(우리 5개, 신한 11개)로 확대됐다.

우리은행에서는 지난해 5월 3일부터 올해 6월 9일까지 5개 지점에서 이상 이환거래가 이뤄졌다. 거래 규모는 931회에 걸쳐 총 1조6000억원(13억10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해 2월 23일부터 올해 7월 4일까지 11개 지점에서 1238회 이상거래가 발생했다. 총 2조5000억원(20억6000만달러) 규모를 취급했다.


거래구조는 대부분 비슷했다. 실체가 불분명한 신설 법인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을 무역법인 계좌로 집금한 뒤 두 은행을 통해 해외로 송금하는 구조였다. 자금을 수신한 해외법인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가 아닌 일반법인들로 파악됐다.

법인들은 주로 실체가 모호했지만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특히 법인의 대표가 같거나 사촌관계이고, 한 사람이 여러 법인의 임원을 겸임하는 등 특수관계인으로 보이는 경우도 다수 확인됐다. 사실상 특정 세력이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자금을 세탁한 뒤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자금흐름 측면에서도 법인계좌에서 타법인 대표 계좌로 송금하거나 동일한 계좌에서 다른 2개 법인으로 송금 하는 등 자금이 한곳으로 모이는 현상이 발견됐다. 특수관계인으로 보이는 업체들의 기간을 달리한 송금 등 서로 연관된 거래들이 확인됐다.


대부분 거래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된 만큼 금감원은 검사를 더 확대할 방침이다. 외화송금 업무를 취급한 은행에 대해서는 외국환업무 취급 및 자금세탁방지업무 이행의 적정성 위주로 점검을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외화 해외송금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은행들은 신설 소규모법인 등에서 단기간 거액의 외화를 반복적으로 해외송금했지만 아무런 의심도 없이 거래를 진행했다는 진단이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은 검사 결과 외환업무 취급 및 자금세탁방지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은행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2일과 29일 각각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 사실을 보고받고 즉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엔 23일, 신한은행엔 30일 각각 검사를 나갔다.

현재 금감원은 외환감독국·일반은행검사국·자금세탁방지실이 연계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2주 일정으로 계획했던 검사는 이상 외환거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무기한 연장됐다. 금감원은 지난 25일부터 오는 8월 5일까지 검사 휴지기를 가진 뒤 검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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