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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여전히 남아있는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 추후 AS와 투자부문 분할 가능성...투자만 남은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에 용이

조은아 기자공개 2022-08-29 07:38:37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4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현대모비스 사업 재편이 지배구조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2018년 발표했던 지배구조 재편안이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된 데 따른 일종의 트라우마로 보인다. 사업 재편 소식이 전해진 뒤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이 함께 제기되면서 현대모비스 주가가 하락을 거듭하기도 했다.

일단 현대차그룹이 지금까지 밝힌 내용으로만 보면 지배구조 재편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추가 사업 재편으로 이어져 결국 지배구조 재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모듈과 부품의 생산을 전담하는 2개의 자회사가 11월 공식 출범한다. 신설 자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법인 설립 이후 지분은 현대모비스가 100% 보유한다. 현대모비스는 구조적으로 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100% 자회사인 만큼 연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그대로 유지된다. 오히려 수익성이 낮았던 사업을 자회사로 떼어나면서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여기까지는 현대차그룹의 설명이 맞아 보인다. 그러나 추후 남아있는 사업부문을 또 떼어내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대모비스의 사업부문은 크게 모듈, 부품, AS 등 3가지로 나뉘는데 이제 AS만 남았다. 여기서 마지막 AS마저 떼어낼 경우 현대모비스엔 연구개발(R&D)과 투자 등만 남는다.

돈 나오는 핵심 사업부문을 떼어내고 투자부문만 남은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그 다음은 어느 방식이 됐든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기가 한층 용이해진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대주주로 지분 21.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정의선 현대차그룹의 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려면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정 회장이 기아가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사들일 수도 있고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맞교환할 수도 있다. 어느 방식이 됐든 현대모비스 기업가치가 낮아야 유리하다.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다만 분할 뒤 지분 매입이라는 방법이 현실화하려면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한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 재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몇 년 동안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으로 꼽히면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진 지 오래다. 특히 현대모비스 주가가 낮아야 오너 일가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주가를 내리누르고 있다는 불만도 주주 사이에서 상당하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에도 현대모비스의 분할을 결정한 적이 있다. 현대모비스의 AS와 모듈 사업부문을 인적분할로 떼어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현대차그룹 지배회사로 남기는 방안이었다. 그 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기아가 보유한 존속 현대모비스 지분을 모두 매입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게 핵심이었다.

다만 새로운 시나리오는 이전과 달리 주주들의 반발이 덜할 수도 있다. 2018년 주주들이 반발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합병비율이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글로비스에 알짜 사업을 헐값에 넘겨줬다는 불만이 현대모비스 주주들 사이에서 나왔다.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에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산정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를 AS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나눈 뒤 2018년 안과 달리 AS 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붙이지 않고 그대로 기아 아래 둘 경우 이같은 불만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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