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지금]차세대 항공기, 원가경쟁력 강화 위한 ‘신무기’①내년 4대 시작으로 순차 도입…시장 회복기 경쟁우위 발판
강용규 기자공개 2022-09-13 07:33:22
[편집자주]
제주항공이 곧 차세대 항공기의 도입을 시작한다. 다수의 LCC들이 눈앞의 재무위기와 싸우는 가운데 미래 대비에 나서는 제주항공을 향해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코로나19 이후 3번째 유상증자의 부담을 안는다는 점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더벨이 신기종 도입에 따른 제주항공의 기대 효과와 향후 전략, 유상증자 흥행 가능성 등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CC(저비용항공사)에게 원가절감은 수익을 위한 숙명이다. 한 항공편의 승객 수를 최대한 늘려 객단가를 높이는 것은 기본이고 연료 소모량이 적은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면서 연료비를 절감해 투입원가를 낮춰야 한다. 낮은 원가는 곧 LCC의 경쟁력이다.지난 2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객 수요가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에 맞춰 차세대 항공기의 도입을 앞두고 있다. 새 기종을 통해 연료비용과 리스비용을 절감하면서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차세대 항공기의 연료비 절감 효과, 기대치 웃돌 가능성도
제주항공은 2018년 보잉과 차세대 항공기인 ‘B737-8 MAX’을 40대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내년 4대를 시작으로 도입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기존에 리스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던 ‘B737NG(B737-800)’ 항공기가 임차기간이 만료되는 순서대로 기단에서 빠져나간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리스 중인 B737NG의 반납과 관련해서는 연령이 20년 이상 된 항공기를 가급적 반납하고 20년 미만의 항공기는 시장 상황에 맞춰 재임차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며 “B737-8 MAX의 도입도 이에 맞춰 진행되는 만큼 내년 이후의 연간 도입 대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를 중심으로 기단을 현대화하면서 연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보잉의 안내자료에 따르면 B737-8 MAX는 B737NG와 비교해 연료 효율성이 14% 높다.
이는 결코 작은 수치라고 볼 수 없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제주항공은 항공유 조달비용으로 3억4767만달러를 투입했다. 그 해 평균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4052억원가량이다. 제주항공이 2019년 B737-8 MAX로만 기단을 구성했다면 국제유가 변동이나 사업성 개선 등을 차치하고 순수 연료비로만 567억원을 아낄 수 있었다는 말이다.
게다가 B737-8 MAX의 연료 효율이 실제로는 보잉 측의 안내보다 더욱 높을 가능성도 있다.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는 제주항공보다 앞서 B737-8 MAX으로 B737NG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상반기 말 기준으로 B737-8 MAX를 55대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벨기에에서 열린 ‘유럽 항공사 서밋’ 행사에서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 CEO는 “보잉은 B737-8 MAX의 도입으로 B737NG 대비 14%의 연료 절감을 보장했는데 라이언에어는 현재 18~20%의 연료 절감을 달성하고 있다”며 신기종의 연료 효율성을 극찬했다.
◇ 항공기 직접 보유비중은 커지고, 리스비용 부담은 줄고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를 리스가 아닌 구매 방식으로 도입해 직접 보유한다. 이는 연료비 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리스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LCC(저비용항공사)들은 금전적 한계로 인해 항공기를 리스로 임차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제주항공은 2018년 신규 도입한 항공기 5대 중 3대를 리스가 아닌 구매 방식으로 도입하면서 LCC들 가운데 최초로 항공기를 직접 보유하기 시작했다.
2019년 제주항공은 기단 40대 가운데 3대를 직접 보유하고 있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37대 가운데 3대가 직접 보유분이다. 이 기간 리스 비중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으나 5019억원에 달했던 리스부채(장기와 단기 합계 기준)는 2800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는 신기종의 순차 도입을 통한 직접 보유가 예정된 만큼 기존 B737NG의 반납 예정분에 대해서는 리스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장기 리스부채가 줄어든 결과다. 기단의 항공기 대수가 3대 줄어든 것 역시 리스가 만료된 항공기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의 엔데믹(만성 풍토병화) 체제로 전환하면서 올들어 항공업계에서는 여객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2022년 상반기 매출 2074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76% 수준이다.
다만 여객 수요 회복세에 맞춰 더 많은 고객을 모시기 위한 LCC들의 경쟁도 다시 뜨거워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이미 제주항공을 포함한 LCC들은 코로나19 동안 휴직 상태였던 직원들을 복직시키며 경영을 정상화할 채비를 하는 중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차세대 항공기 도입으로 연료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이고 리스비용 부담도 더욱 큰 폭으로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원가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 회복기의 수요 점유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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