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신한금융, 해외사업 ‘신 성공전략’ 펼친다①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환경…시장별 맞춤·선제 대응, 지속성장 열었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2-09-27 07:15:18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4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의 해외사업은 2020년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발 빠른 디지털전환을 통해 업무와 영업활동 전반을 선진화했다. 또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국외지역본부장(Regional Head)제도를 도입하는 등 해외사업 네트워크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단단하게 다져진 해외사업 기반은 코로나19 끝에 등장한 또 다른 변수에 대한 대응력도 높였다. 미국발 급격한 금리인상과 러-우 전쟁, 중국 제로(Zero) 코로나 등 해외사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또 다른 위기 앞에 맞춤형 해결책을 준비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든 새로운 시도
코로나19로 신한금융의 주요 해외사업 거점은 큰 영향을 받았다. 아시아권, 북미권, 유럽권 등 신한금융의 각 권역별 및 국가별 금융업 특색도 달라졌다. 금리, 리테일영업, 기업금융, IB금융, 당국 규제 등 현지 상황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서승현 신한금융그룹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은 “각 국가별 코로나19 상황은 다양했다”며 “특히 인도, 중국 같은 국가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봉쇄조치로 인해 글로벌사업에 있어 차질이 발생했지만 최근 봉쇄 해제 등에 따라 회복세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한금융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해외시장은 빠르게 정상화 되고 있다. 선진금융시장인 북미와 유럽 권역은 대규모 IB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신한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과 사업 기회가 확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또 신흥국과 아시아권역의 경우는 이자 유예·감면 등 각국의 포용 금융정책 확대로 서민금융 지원이 확대되며 새로운 리테일 사업 기회가 펼쳐졌다. 또 젊고 역동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디지털금융으로의 급속한 전환 등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시장도 열리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를 지나며 각 시장별 상황이 달라지면서 신한금융의 해외사업 접근법도 다양해지고 한층 정교해진 모습이다. 각 시장별 상황에 맞춰 근본적으로 전략을 새로 구상하고 제도와 시스템도 고도화 했다.
서 부행장은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업무수행과 고객관리를 위한 환경 구축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돼 제반 여건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나가고 있다”며 “비대면 비즈니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디지털뱅킹 영역이 급격한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한은행은 코로나19를 통해 해외사업에서의 디지털전환에 성과를 냈다. 향후 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해 더 효율적인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현지 플랫폼사와의 제휴를 통한 협업 비즈니스 발굴 및 판매 채널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역에서의 성과가 크다. 베트남, 일본,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디지털 기반의 리테일 사업을 크게 확대했다. 최근 동남아시장에서의 리테일 비즈니스 영토 확장은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따라 판가름되는 추세다.
신한금융은 이러한 추세에 맞춰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해외점포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체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력을 키워 현지 디지털 생태계에서 시장지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또 현지 우량·유망 디지털 플랫폼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제휴 협업모델을 발굴해 현지 고객기반을 증대하는데 주역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국가별 디지털 플랫폼(글로벌 Sol)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100% 비대면 디지털 여신 프로세스 런칭 예정이다. 동시에 현지 유수의 플랫폼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해당 플랫폼에 뱅킹 서비스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에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맞선다
코로나19를 넘어선 신한금융 앞에 나타난 또 다른 변수는 복합적이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러-우 전쟁 장기화,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등 경제·정치 관련 대외 변수는 한층 다양해졌다. 다방면에서 발생한 위기 앞에 해외 각지 금융시장의 현황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한금융은 균형감 있는 포트폴리오로 거대한 파고에 맞서고 있다. 해외사업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각 국외점포가 현지 사업추진을 함에 있어 전방위적 사업 추진을 지양하고 있다. 자원과 역량의 분산을 최소화해 시장별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실하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대내외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현지에 권한과 책임을 대폭 부여하는 일종의 자율경영체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외점포가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독립경영체계로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국가별 사업전략 수립 및 영업추진 등 비즈니스 관련 자율성은 현지에 최대한 부여하고 있다. 다만 개별 법인 및 점포 차원에서 감당하기 힘든 컴플라이언스 및 각종 규제비율 준수 등은 모행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류제은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본부 부서장은 “점차 복잡해지는 규제사항 준수 등 현지 경영환경에 맞는 국외점포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고도화해 나가는 부분에 대한 모행 차원의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미국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 신한금융은 해외법인 또는 지점 설립에 필요한 기본 자본금 납입 후 현지 자금조달 및 운용 체계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업진출 초기이거나 자금시장이 폐쇄적인 경우에 한해 모행의 자금 차입을 진행한다. 그만큼 현지 조달과 운영 사이 균형이 맞춰져 있어 각 시장별 금리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크지 않다.
세부적으로 신한금융은 뉴욕·런던·홍콩·싱가폴 등 글로벌 금융 허브에 위치한 해외 지점의 경우 현지 자금 시장에서 외화 양도성예금증서, 현지 금융기관 차입 등 자체 조달해 운용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본·베트남 등 기업과 리테일 사업이 일정 균형을 이루고 있는 지역에서는 현지에서 예수금을 조달해 운용하는 안정적인 조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부 모행 자금 차입에 의존하고 있는 소수 국외점포의 경우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미국발 금리인상에 대한 특별한 이슈는 없다. 오히려 신한금융은 유사시를 대비해 현지 시장에서의 예수금 확보, 차입금 조달, 커미티드 라인 확보 등 추가적인 조달 수단을 마련해 안정감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현지조달 및 운용 원칙으로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에선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자마진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은행의 NIM도 동반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다.
또 미국과 유럽 외 일본과 중국 등 일부 국가는 달러화 및 유로화의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와 달리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의 통화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에 맞춰 신한금융은 금리인상에 대한 영향도는 국가별로 달리 검토 및 대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서 부행장은 “최근 코로나19, 인플레이션, 전쟁 등 글로벌 경제는 급격한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며 “혼란스러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사업그룹은 기존에 잘 해오던 부분을 다시 돌아보며 내실을 다지고, 디지털 신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성원 모두가 노력한 결실로 신한은행의 글로벌사업그룹은 상반기 국내은행 중 시장지위 1위를 수성했다”며 “분기 손익 최초로 1억불을 시현했고, 국가별로 차이는 있으나 코로나 이전 수준의 영업 동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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