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운용 리츠 진출]한지붕 두 리츠 체제로 시너지 노린다①점유율 분산 우려, 중점 투자 차별화로 승부
윤종학 기자공개 2022-10-13 11:09:20
[편집자주]
부동산 전문 운용사 코람코자산운용이 리츠AMC 인가를 획득하며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앞서 코람코자산신탁이 계열사 내 리츠 사업을 전담해왔던 만큼 이번 인가 획득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코람코자산운용이 리츠 사업에 도전하는 이유와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6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 리츠가 도입된 것은 2001년이다. 5000억원에 불과하던 총자산은 2022년 8월말 기준 82조원을 넘어서며 부동산 투자 비히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초기 신탁사 위주로 성장하던 시장은 대체투자로 보폭을 넓히는 운용사들이 참여하며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코람코자산운용도 지난달 14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으며 리츠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누적 70번째로 리츠AMC 인가를 받았고 앞서 인가 취소 및 철회된 15개를 제외하면 55번째 리츠AMC다. 이미 수십개의 리츠AMC가 존재하는 시장에 코람코자산운용도 뒤늦게 발을 디딘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코람코그룹 계열사가 이미 리츠 사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코람코자산운용이 추가적으로 리츠AMC 인가를 받을 이유가 있는지도 따져볼 부분이다. 계열사간 중복사업은 경영상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운용사, 신탁사 등 회사 간 인수합병이 진행되며 리츠인가를 여럿 가진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계열사 중 한 곳이 중점적으로 리츠를 맡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코람코그룹 내 리츠 사업을 전담해왔던 코람코자산신탁의 시장 내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다. 코람코자산운용의 진출이 시장점유율 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01년 10월24일 리츠AMC 인가를 받아 도입기부터 리츠 시장을 이끌어왔다. 8월말 기준 수탁규모는 13조5000억원, 시장점유율(M/S)은 16.5%에 이른다. 한국토지주택공사(21.3%)를 제외하면 민간 리츠 시장점유율 1위다.
여러 부담을 안고 그룹사 내 두 곳에서 리츠 사업을 각각 추진하는 배경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코람코그룹은 신탁사와 운용사가 각각 점유율 훼손없이 차별화된 리츠 사업을 벌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은 모두 부동산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지만 기존 투자자산을 통해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섹터에 차별점이 존재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프라임오피스 등 대형 상업용부동산에 주로 투자한다. 센터포인트 광화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빌딩, 천안 한화갤러리아 센터시티 등 모두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이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중형 상업용부동산과 인더스트리 자산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서초동 JW중외제약 사옥, 여의도 KB금융타워, 여의도 신송빌딩 등 오피스빌딩과 전국 각지의 물류센터(경산물류센터, 이천 송온리 물류센터, 부산범방 물류센터 등), 가산데이터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부동산별 규모에서도 3~4배 이상 차이나는 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담은 리츠 상품 출시도 가능한 셈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시장으로 투자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뚜렷하다. 코람코자산운용은 2015년 부터 해외사업본부를 조직해 본격적인 해외 부동산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운용자산(AUM)을 기준으로 약 6(국내) : 4(해외) 정도의 자산을 보유할 정도로 해외사업 비중이 높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트로피오피스 '더 아트리움', 오스트리아 비엔나 'IZD타워', 독일 하노버 '아마존 물류센터', 미국 뉴욕과 텍사스 '학생전용주거시설' 등 다양한 국가와 다양한 섹터에 걸쳐 해외자산을 운용중이다.
해외 부동산은 코람코자산신탁뿐 아니라 전체 리츠AMC와 비교해도 차별화된 점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리츠AMC 중 해외 실물투자 경험과 리츠 운용 경험 노하우를 동시에 보유한 곳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며 "코람코자산운용이 코람코자산신탁과 시장이 겹치지 않으면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리츠사업에서 분야를 차별화 있게 가져갈 수만 있다면 오히려 다년간의 업력을 지닌 코람코자산신탁과의 시너지가 더 클 수 있다. 일견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유사해보이지만 운용프로세스에서 차이가 있다.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프로세스는 동일하지만 이후 유동화, 상장 등 부동산운용역의 기존 업무를 벗어나는 부분이 많다. 게다가 리츠 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정부 정책 등에 수혜를 받은 최근 몇년 사이다. 업계에서도 리츠 전문운용역을 구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많은 운용사들이 리츠AMC 인가를 받고도 곧장 리츠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코람코자산운용은 코람코자산신탁이 쌓아온 업무 노하우를 전달받아 리츠 상품 출시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코람코자산운용 관계자는 "업계에서 20년 넘게 리츠운용 경력을 쌓아온 코람코자산신탁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초 1호 리츠를 선보일 수 있게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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