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왓챠, '38억' 긴급 자금 조달···780억 밸류 박태훈 대표 네트워크 활용 극적 유치, 규모 미미·위기 계속될 듯
이명관 기자공개 2022-11-03 08:11:48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2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꺼져가던 불씨를 살릴 수 있을까.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스타트업 왓챠가 외부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창업주인 박태훈 대표의 네트워크를 통해 자금을 유치했다. 다만 조달액 규모가 50억원에도 채 미치지 못해 위기를 넘어서기 벅찰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2일 VC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38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개인투자조합 형태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 시점은 지난달 말께다. 박 대표의 개인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주목할 점은 밸류다. 이번 투자 밸류는 780억원 수준이다. 종전 프리IPO에 나섰을 때와 비교할 때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다. 앞서 왓챠는 1000억원을 목표로 프리IPO를 추진했다. 이때 목표로한 기업가치는 5000억원 정도였다.
더욱이 2년전 진행한 시리즈D 라운드와 비교해도 기업가치 하락이 눈에 띈다. 2020년 12월 왓챠는 36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때 책정된 기업가치는 1000억원 정도다. 시리즈D 라운드에 참여했던 투자자들 입장에선 난감한 대목이다.
시리즈D 라운드에 참여한 투자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이베스트투자증권, LSS 프라이빗에쿼티, 카카오벤처스 등이다.
기업가치의 역행은 왓챠의 현주소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때 국내 토종 OTT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왓챠는 현재 회사 존폐를 걱정할 정도의 처지에 놓인 상태다.
왓챠는 2011년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 출신의 박태훈 대표가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이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의기투합해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OTT 서비스인 '왓챠플레이'를 운영하고 있다. 왓챠는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높게 평가 받으며 초창기부터 투자자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그렇게 설립 이듬해인 2012년 카카오벤처스가 8억원을 투자하며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받기 시작했다. 이후 시리즈D까지 투자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누적 투자유치 규모는 590억원 정도다. 하지만 성장세는 거기까지였다.
갑작스레 미국발 금리 상승을 시작으로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기대를 모았던 프리IPO가 난항을 겪었다. 적제적소에 투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앞서 투자유치한 자금이 거의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 왓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다. 영업적자도 계속 늘어나며 수익성도 나쁜 편이다. 계속된 적자속에 누적 결손금은 이미 2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작년말 기준 왓챠의 결손금은 2017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32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기존 주주들이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하며 매각을 타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결과물을 지금까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유치가 이뤄진 것이다. 다만 그 규모가 수십억원에 불과해 근본적인 재무부담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VC업계 관계자는 "박태훈 대표 개인 네트워크를 동원해 38억원을 모았는데, 현실적으로 왓챠의 현재 상황을 돌파하기에 부족한 액수로 보인다"며 "당장 운용자금으로 활용하겠지만,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없다면 버티기 힘들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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