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PF 리스크 점검]현대엔지니어링, 우발채무 5000억…대형사 '절반 수준'책임준공 위주 신용보강…재무건전성 뒷받침 '든든'
정지원 기자공개 2022-11-10 07:50:22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시장 호황기 공격적으로 사업 기회를 늘렸던 건설사들은 걱정이 많다. PF 우발채무가 늘어난 가운데 착공 지연, 분양 악화 등으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의 PF 우발채무 규모와 재무 대응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PF 우발채무는 주요 건설사 중에서 적은 편에 속한다. 상반기 기준 5550억원 수준이다. 시행사 사업비 대출에 채무보증을 제공한 금액이다. PF 우발채무가 1조원 이상인 건설사들이 6곳이다.다만 책임준공 실행금액이 11조원에 달하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PF 우발채무에 속하지는 않지만 최근 미분양 확산, 단기자금 조달 시장 악화 등으로 인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PF 부실화로 인한 유동성 악화 우려는 크지 않다. 재무 완충력이 갖춰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1조7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총차입금은 360억원 수준이다.
◇시행사 사업비 대출, 5550억 채무보증
현대엔지니어링의 PF 우발채무는 555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말 연결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이 채무보증을 맡은 시행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에 해당한다. 금융감독원 및 신용평가사는 시공사의 PF 우발채무를 집계할 때 시행사에 제공한 신용보강 유형 중 연대보증과 채무인수, 자금보충을 더한다.
PF 우발채무 5550억원 중 연대보증과 자금보충 유형이 각각 5350억원, 200억원을 차지한다. 연대보증은 전통적인 방식의 신용보강으로 시공사가 시행사의 PF 대출채무에 대해 연대 채무를 부담한다. 자금보충은 변형된 신용보강 방식으로 유동화 회사와 약정을 체결한다. 착공 전 단계인 토지매입, 인허가 때부터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고 여겨진다.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상반기 기준 업계 10위 수준이다.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능력평가 도급순위는 7위를 기록했다. 사업 규모와 비교해 5000억원대 PF 우발채무는 적다고 볼 수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태영건설은 1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조합에 제공한 채무보증, 시행사 및 조합과 체결한 조건부 채무인수 등 규모가 총 11조3820억원으로 나타났다. 재개발재건축조합의 2940억원 사업비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에 나섰다. 또 시행사 및 재개발재건축조합과 11조880억원 규모 책임준공 미이행시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체결했다.
11조3820억원은 PF 우발채무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재개발재건축조합 채무보증의 경우 조합이 토지를 보유하고 조합원 분담금도 유입되는 정비사업에 속하기 때문에 도급사업과 비교해 위험 수준이 낮다고 여겨졌다. 책임준공은 토지 매입, 인허가 등 리스크가 일정 부분 제거된 착공 후에 의무가 발생하는 탓에 리스크를 덜어낸 신용보강 형태로 알려졌다.
하지만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 이후 신용보강 유형과 무관하게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만기를 하루 앞두고 가까스로 차환에 성공한 둔촌주공 PF ABSTB 역시 정비사업에 해당한다. 5423억원을 만기 83일물 ABCP와 ABSTB를 통해 발행했다. 금리는 최대 12%까지 올랐다. 기존 금리 3.55~4.47%보다 3~4배가량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11조원에 달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책임준공 채무인수 규모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보다 도급순위가 한 단계 더 높은 대우건설(6위)이 시행사와 재개발재건축조합에 제공한 책임준공 신용보강 규모가 7조6050억원이다.
◇개별 ABS 발행 규모 1000억 이하…재무 완충력도 충분
현대엔지니어링의 PF 우발채무 중 5220억원은 자산유동화증권(ABS·Asset Backed Securities) 형태로 발행됐다. 개별 발행금액은 100억~700억원 수준이다.
가장 발행규모가 큰 특수목적법인(SPC)은 에르메스만촌제일차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주상복합 신축사업의 시행사인 웰메이드하우징이 700억원의 PF Loan(대출)을 기초자산으로 ABSTB를 발행했다.
이 외 에르메스구월제일차가 500억원을 PF 유동화를 통해 조달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일대에 주상복합을 지을 예정이다. 만촌동 사업과 달리 미착공 상태다. 현재 인허가를 준비 중에 있다.
재무 완충력은 PF 우발채무를 방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반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7060억원이다. PF 우발채무 5550억원의 세 배를 웃돈다. 총 차입금 역시 360억원에 불과하다.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PF 부실화로 인한 조달 리스크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재무 건전성도 뛰어나다. 같은 기간 현대엔지니어링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75.6%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최저 수준 부채비율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0.6%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 평가1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의 6개월 이내 만기 도래 프로젝트 비중이 80% 이상"이라고 분석하면서 "만기구조가 짧을 경우 금융비용 증가, 수익성 저하로 프로젝트가 착공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유동성 위험이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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