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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인사 풍향계]증권·카드 대표로 드러난 함영주의 '영업 제일주의'③증권 강성묵·카드 이호성, 은행 '영업통' 경력…'현장'이 최고의 전문성

최필우 기자공개 2022-12-15 08:23:28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첫 정기인사가 시작됐다. 올해 3월 취임한 뒤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함 회장은 이번 정기인사를 계기로 확실한 자신의 색깔을 추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태 전 회장 시절 구축했던 조직과 인물에 변화를 주는 것은 그 첫번째 수순이다. 더벨은 하나금융지주 경영진과 자회사 CEO 인사를 통해 함 회장이 추구하는 변화의 방향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행장 시절 줄곧 강조한 '영업 제일주의'가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에도 나타났다. 하나증권과 하나카드 대표 후보로 은행 출신 영업통을 전진 배치했다. 각 업계에 필요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최고의 전문성은 영업 현장을 잘 알고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라는 함 회장의 인사 철학이 드러난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13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하나증권 대표 후보에, 이호성 하나은행 부행장을 하나카드 대표 후보에 추천했다. 이들은 하나은행에 입행해 출곧 영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강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줄곧 영업에 특화된 커리어를 쌓았다. 신영통지점장, 분당중앙지점장을 거쳐 2015년 대전영업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전무, 부행장으로 승진해 영업지원그룹장, 리테일지원그룹장, 중앙영업2그룹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미 금융투자업 계열사 대표로 경험을 쌓으며 CEO 수업을 마쳤다. 2021년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 2022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로 근무했다. 이젠 비은행 최대 계열사인 하나증권 수장을 맡는다.

이 부행장은 1964년생으로 1982년 대구중앙상고를 졸업하고 한일은행에서 행원 경력을 시작했다. 1992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겼고 줄곧 현장에 있었다. 무역센터지점장, 삼성센터지점장을 거쳐 대기업영업1·2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서초중앙영업본부장, 강남서초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리테일과 자산관리 영업에 특화된 하나은행의 전략적 요충지인 강남권 영업 현장을 누볐다. 부행장 선임 전후로는 중앙영업그룹장, 영업지원그룹장을 역임했다.

두 신임 대표 후보의 경력은 야전 사령관 출신인 함 회장의 발자취를 연상시킨다. 함 회장은 강 대표와 마찬가지로 대전영업본부장을 지냈다. 2013년엔 비수도권 약점을 딛고 충청영업그룹을 전국 영업 실적 1위로 이끌며 추후 행장, 회장으로 잇따라 취임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이 부행장과 마찬가지로 고졸 행원 출신이기도 하다.

전임 회장이 선택한 현 하나증권, 하나카드 대표와 비교하면 영업 현장을 중시하는 함 회장의 의도가 더 선명해진다.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는 그룹 내 최고 엘리트다. 중국 지린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난해 만 47세의 나이로 하나증권 대표가 돼 역대 최연소 기록을 썼다. 권길주 하나카드 대표는 지주 소비자권익보호최고책임자(CCPO), 은행 ICT그룹장 겸 업무프로세스혁신본부장 등을 맡아 현장보다는 지원 업무를 주로 맡았다. 이들의 퇴진과 강 대표, 이 부행장의 부상을 통해 영업의 중요성을 재차 일깨우려는 의도로 읽힌다.

함 회장은 행장 시절에도 영업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바 있다. 2015년 은행장 취임 일성으로 '영업 제일주의'를 강조했다. 전 직원을 프라이빗뱅커(PB)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행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 행원급 인사 특별 승진을 단행하고 '마케팅 영웅' 칭호를 부여하는 등 조직에 영업 제일주의 문화를 뿌리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또 그는 하나증권과 하나카드의 현 상황을 고려해 영업통이 수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하나증권은 글로벌 매크로 리스크 심화로 투자은행(IB) 분야 성장이 녹록지 않다. 초고액자산가 전용 센터인 '클럽원(Club1)'을 내세워 리테일과 자산관리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영업 경험이 풍부하고 운용사 대표로 근무해 상품 이해도가 높은 강 대표의 장기가 빛을 발할 수 있다.

하나카드는 '업계 꼴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전임 CEO들은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데 주력했으나 눈에 띄는 점유율 변화는 없었다. 함 회장이 내린 처방전은 영업 외길을 걸어 온 이 부행장이다. 이 부행장은 개인과 법인을 아우르는 고객풀을 활용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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