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인사 풍향계]이은형 하나증권 사장, 2년만에 전격 교체④신임 사장에 강성묵 하나대체운용 사장…리테일, 자산관리 사업 기반 확대
남준우 기자공개 2022-12-14 17:01:16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첫 정기인사가 시작됐다. 올해 3월 취임한 뒤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함 회장은 이번 정기인사를 계기로 확실한 자신의 색깔을 추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태 전 회장 시절 구축했던 조직과 인물에 변화를 주는 것은 그 첫번째 수순이다. 더벨은 하나금융지주 경영진과 자회사 CEO 인사를 통해 함 회장이 추구하는 변화의 방향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회장의 인사는 말그대로 '파격'이었다. 이전까지 비은행 출신의 증권 전략통을 보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은행 출신이 하나증권 CEO로 온다. 주인공은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이다.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사람으로 분류됐던 이은형 사장은 이례적으로 임기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은행장을 비롯해 계열사 CEO 자리가 함영주 회장의 색깔로 입혀진 셈이다.
이은형 사장은 IB부문 강화를 통해 하나증권의 초대형투자은행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IB에 편중되어 있는 하나증권의 비즈니스 영역이 리테일과 자산관리(WM)를 강화하는 쪽으로 추진될 것으로 해석한다.
◇함영주 회장, 대내외 리스크 불구 자회사 수장 교체
하나금융지주는 13일 개최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에서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의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하나은행 은행장 후보로는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는 이호성 하나은행 부행장을 추천했다.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는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지목했다. 하나증권 내부에서는 다소 놀란 분위기다. 임기 기간 동안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었기에 이은형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신임 대표는 리테일, WM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업과 대체투자 등 금융시장 과 자본시장의 여러 부분을 거친 전문가로 알고 있다" 며 "그룹사와 협업으로 하나증권의 제2의 도약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회장의 인적 쇄신 의지가 강력하게 드러난 인사라는 평가다. 매크로 리스크로 대내외 변수가 커진 상황에서도 전격적으로 핵심 자회사 수장을 교체하는 위험 부담을 감수했다.
전임 회장과는 확연하게 다른 색깔을 드러냈다. '김정태 체제' 10년 동안에는 하나증권에 은행 출신보다는 증권 출신 전략통을 보냈다. IB 사업 등이 은행 업무와는 결이 다른 점을 고려한 조치다.
글로벌캐피탈투자그룹(GCIG) 중국법인장 겸 총괄대표 출신인 이 사장은 2011년 하나금융그룹에 영입됐다. 지주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 부회장을 거쳤다. 2020년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담당 부회장에 선임돼 해외사업부문을 이끌다 2021년 하나증권 사장에 선임됐다. 은행과는 애초에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재임 기간 중에도 은행과 증권을 분리하고자 노력했다. 하나은행 출신이 IB그룹장을 겸직하던 문화를 끊었다. 이전까지는 은행 CIB그룹장(부행장)이 증권 IB그룹장(부사장)을 겸직했다. 작년 인사에서 IB그룹장으로 선출된 편충현 부사장이 CIB그룹장을 겸직하지 않은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은행 현장직' 강성묵 대표, 2년간 빠르게 승진
강성묵 신임 하나증권 사장 후보는 은행에서의 경험이 짙은 인물이다. 1964년생으로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영업지원그룹, 경영지원그룹, 중앙영업그룹의 그룹장을 담당하며 리테일과 기업영업, 경영관리 부문 등을 두루 경험했다.
업계에서는 함 회장이 은행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영업 현장을 중시하는 함 회장의 의도가 선명하다는 분석이다. 행장 시절에도 전 직원을 프라이빗뱅커(PB)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등 영업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바 있다.
강 후보 역시 줄곧 은행 현장에서 일한 인물이다. 무역센터지점장, 삼성센터지점장을 거쳐 대기업영업1·2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서초중앙영업본부장, 강남서초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리테일과 자산관리 영업에 특화된 하나은행의 전략적 요충지인 강남권 영업 현장을 누볐다. 부행장 선임 전후로는 중앙영업그룹장, 영업지원그룹장을 역임했다.
최근 2년간은 자산운용과 대체투자 영역을 빠르게 경험했다. 2021년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 2022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로 근무했다. 최근 악화된 시황을 고려해 IB 사업에서 힘을 빼고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보면 은행 출신인 함 회장의 색채가 짙은 편"이라며 "이전과는 다르게 은행 출신을 CEO에 배치했다는 점과, 강성묵 후보의 최근 2년간의 행보를 보았을 때 안정성이 높은 WM이나 리테일 쪽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신임 대표가 오면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쪽에 프로필 등 여러 자료를 요청한 상황"이라며 "IB 뿐만 아니라 WM이나 리테일 등에서 여러 활약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남준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PMI 포럼 2024]"승계 고민 깊어지는 PE들, LP 신뢰 유지 집중해야"
- [PMI 포럼 2024]"새로운 장 열리는 인도네시아, 투자 매력 높아진다"
- '실탄 5000억이 기준' 파라투스·골든루트, 호산테크 매각 IM 배포 시작
- '코아비스 매각 삼수' 한앤코, 해외 SI 주시하는 이유는
- '2차 클로징' MBK, 6호 펀드에 7조 몰렸다
- [2024 이사회 평가]새 주인 맞는 한온시스템, 이사회 어떻게 변할까
- [2024 이사회 평가]'막강한 오너 영향력' 신성델타테크, 이사회 '유명무실'
- 크레센도, HPSP '경영권 프리미엄 최소 30%' 전망 근거는
- '대형항공사 구상' 대명소노그룹, 3조 선수금 활용할까
- [2024 이사회 평가]'베인캐피탈이 품은' 클래시스, 아쉬운 '주주환원'